학령인구 감소…100년 가까운 역사에도 문 닫는 학교

이종완 2023. 4. 2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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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지방 소멸, 가장 먼저 마음에 와닿는 곳, 바로 시골 학교죠.

학령인구가 줄면서 문을 연지 백년 가까이 된 학교도 하나둘 존폐 기로에 처해 있는데요.

'지방 소멸'을 주제로 한 KBS 연중기획 보도, 오늘은 시골 학교의 현주소를 이종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골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입구에는 흉물스런 차단기가 설치됐고, 관리가 안 된 운동장에는 잡초가 우거졌습니다.

90년 넘은 역사가 있는 학교지만, 마을에 초등학생이 한 명도 없다 보니, 결국, 지난해부터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나옥수/임실군 신평면 : "아버지가 일제 때 모교 1회 졸업생이라고요. 제가 여기에서 낳아서 여기에서 늙어가거든요. 면 단위 마을에서 학교가 덩그러니 없으니까 썰렁하잖아요. 좀 안 좋더라고요. 마음이…."]

실제 전북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2년 동안 100년 가까운 역사의 군산 어청도 초등학교를 포함해 무려 여섯개 학교가 휴교 또는 폐교했습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다해도, 시골 학교가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는 겁니다.

학생 수 감소로 남녀공학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40년 넘도록 여고였던 이 학교는 한 때 천 명에 달했던 학생 수가 60명을 밑돌면서, 결국 남녀공학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배해남/장수 ○○ 여고 교장 : "사실 이 학교가 맨 처음 세워질 때는 농촌 여성들의 학업을 도와주고 좋은 취지로 생긴 학교인데, 그렇게 좋은 취지로 생긴 학교가 만약에 문을 닫는다고 생각하면 너무 마음 아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골과 도시를 망라하고 한쪽 성별로는 정원을 채우기 어려워지면서 지난해에만 전북의 중·고등학교 16곳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했습니다.

사실상 '학생 모집'이 '학생 모심'으로 뒤바뀐 시골 학교의 현실이 휴·폐교 도미노 현상의 악순환으로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

촬영기자:정종배

이종완 기자 (rhee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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