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러브콜 받는 한국 차세대 먹거리…1조원 통큰 투자한다

송민근 기자(stargazer@mk.co.kr) 2023. 4. 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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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포항 공장 증설
6천억 투자해 ‘하이니켈’ 양극재
SK온, 4700억원 대전 투자
차세대 배터리·품질관리 강화
대전시와 협력해 일자리 창출
포스코퓨처엠 포항 양극재 공장 조감도. 큰 개의 두 건물 중 앞 동은 건설 중인 포항 양극재 공장, 왼쪽 뒷편 건물이 이번에 신규 투자 발표한 2-2공장. <포스코퓨처엠>
전 세계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한국 배터리 업계가 국내 투자를 강화하고 나섰다. 글로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양극재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연구·개발(R&D)과 품질 강화를 위한 투자계획도 내놨다.

24일 포스코퓨처엠은 이사회를 열고 2025년까지 6148억원을 투자해 포항에 4만6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짓는 공장은 리튬·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을 원료로 만든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한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니켈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인 양극재다. 배터리 용량과 출력은 높이고 수명은 늘린 것이 특징이다. 고성능 전기차에 많이 사용되며 최근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번 증설 결정으로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증설을 포함해 포항에만 10만6000t의 양극재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 포스코퓨처엠이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만든 캐나다 퀘벡주 얼티엄켐 3만t,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만든 중국 저장성 3만t을 합하면 글로벌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5년 27만1000t에 달하게 된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이번 양극재 공장 투자 외에도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34만5000t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용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양극재를 공급중이다. SK온에는 음극재를 납품하고 있으며, 양극재 납품을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퓨처엠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는 흑연계 음극재 제품. <포스코퓨처엠>
이날 배터리 생산업체인 SK온은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2025년까지 47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구원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와 글로벌 품질관리센터(G-VC)도 신설한다.

SK온은 기존 대전 배터리연구원 부지 내에 연구시설을 증축하는 한편, 내년까지 각형·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미래 기술을 위한 연구 설비를 대폭 증설할 계획이다.

SK온은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내년 상반기까지 완공하는 한편,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개발을 추진한다. SK온 관계자는 “2024년 하반기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8년에는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품질 제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북미·유럽에 이어 글로벌 품질관리센터를 한국에도 구축한다. SK온은 이달 초 미국과 헝가리 품질센터 구축을 위해 52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SK온은 품질센터에서 제품을 자체 평가하고 도출된 개선점을 생산 과정에 적시에 반영해 생산품 중 양품 비율(수율)을 관리할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과 SK온의 국내 투자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국내에 탄탄한 기반이 먼저라는 내부 의견이 나왔기 때문에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기업과 배터리 소재 업계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보조금)를 위해 공격적인 북미 투자를 이어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 역량도 중요하다”며 “배터리 관련 R&D와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그 노하우를 북미까지 확산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공장 증설은 IRA 세부규정이 양극재를 국내에서 생산해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밝혀진 영향도 있다. 지난 달 31일 미국 재무부는 IRA 세부지침을 발표했는데, 양극판과 음극판은 미국에서 제조해야하지만 그 이전 단계인 양극재나 전구체는 국내에서 생산해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라는 이유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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