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기념일' 하루 앞두고 파시즘 논란 휩싸인 이탈리아

신창용 2023. 4. 2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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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현지시간)은 이탈리아의 '해방기념일'이다.

이탈리아가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점령과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즘 독재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탈리아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기념일이라고 할 수 있는 '해방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파시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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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장 "이탈리아 헌법에 반파시즘 언급 없다" 발언에 야권 파상공세
피니 전 하원의장 "멜로니, 파시즘과 완전한 결별 밝혀야"
멜로니 총리(사진 오른쪽)와 라 루사 상원의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오는 25일(현지시간)은 이탈리아의 '해방기념일'이다.

이탈리아가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점령과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즘 독재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탈리아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기념일이라고 할 수 있는 '해방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파시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탈리아 권력 서열 2위인 이냐치오 라 루사 상원의장은 지난 21일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헌법에 반파시즘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말해 논란을 촉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파시즘을 옹호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반파시즘'이라는 단어가 헌법에 안 적혀 있다는 의미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후폭풍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야당은 라 루사 상원의장에게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도 좌파 민주당(PD)의 엘리 슐라인 대표는 "그(라 루사 상원의장)는 반파시즘이 헌법에 없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반파시즘이 우리의 헌법이라고 말한다"며 가장 먼저 반격에 나섰다.

과거 파시즘 정권에 항거한 유격대원들로 구성된 반파시즘 단체인 이탈리아유격대원연합회(ANPI), 전 헌법재판소장인 지오바니 마리아 플리크와 구스타보 차그레벨스키를 비롯해 수많은 야당 정치인이 한목소리로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라 루사 상원의장은 이탈리아에서 '무솔리니 숭배자'로 통한다.

그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때인 2008∼2011년 국방부 장관을 지냈고, 2012년에는 조르자 멜로니 현 총리와 함께 이탈리아형제들(Fdl)을 창당했다.

FdI는 무솔리니가 사망한 이듬해 설립된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 뿌리를 두고 있어 파시즘을 계승한 극우 정당으로 분류된다.

라 루사 상원의장은 2018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자택 인터뷰를 할 때 무솔리니 소형 동상 등 파시스트 기념품을 자랑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지난해 12월엔 MSI 창립 76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해 파문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 유격대원들의 활동을 비판해 구설에 올랐다. 이후 라 루사 상원의장은 자신이 역사를 잘못 알고 있었다며 사과했다.

라 루사 상원의장과 오랜 정치적 동지인 멜로니 총리가 '해방기념일'을 계기로 파시즘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 하원의장과 외무장관을 지낸 잔프란코 피니는 23일 공영방송 '라이(RAI) 3' 시사 토크쇼에 출연해 "멜로니 총리가 이번 기념일을 통해 이탈리아 우파가 파시즘과 완전히 결별했다고 분명하게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니 전 하원의장은 현 집권 세력이 파시즘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일부 주장이 있다면서 이러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멜로니 총리가 파시즘에 맞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다음 해방기념일에도 같은 논란이 불거지지 않으려면 멜로니 총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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