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가론 한미경제硏 선임국장 “반도체지원법 해법 마련 기회…공급망·AI 등 경제안보 논의를” [尹대통령 국빈 방미]

박영준 2023. 4. 2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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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스탠가론(사진)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국빈 방문에서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지원 요건 완화 해법 마련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 문제,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측과 논의의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탠가론 국장은 미국이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일정 금액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기업에 대해 기업의 내부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특정 초과 이익을 미 정부와 공유하는 조건 등을 내건 것과 관련, "이는 전례 없는 조건이고 문제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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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정보 공개 등 조항 문제
칩4동맹 EU로 확대방안도 검토
IRA는 中의존도 낮춰 韓에 도움”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미국의 반도체지원법의 보조금 지원 요건과 관련해 문제 해결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주정부와 의회 업무를 거쳐 2000년대 중반부터 20년 가까이 한국과 미국의 경제 현안을 연구하고 있는 스탠가론 국장은 23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공급망 문제, 기후변화,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를 해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탠가론 국장은 미국이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일정 금액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기업에 대해 기업의 내부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특정 초과 이익을 미 정부와 공유하는 조건 등을 내건 것과 관련 “전례 없는 조건이고 문제가 여전하다”면서 “세부 규정이 최근에 발표됐기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전이 있을지는 불투명하지만, 반도체지원법에 대한 우려를 논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스탠가론 국장은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동맹을 반도체 장비에 강점을 가진 유럽연합(EU)으로 확대하는 논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앞서 EU를 포함하는 반도체 협의체 구성에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스탠가론 국장은 AI 관련 논의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챗GPT가 생화학무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북한은 20달러의 구독료로 이런 도구를 정치적 전복을 위해 사용할 수 있고, 자체 지식 기반 개선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이런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고, 다른 주요 국가들을 논의에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청정 기술 분야에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개발 원조와 투자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청정 기술 보급과 탄소배출량 감축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탠가론 국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승자라고 분석했다. 그는 “골드만삭스는 2025년까지 한국 배터리 기업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5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는 2021년 11%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라며 “IRA에 우려국 조항은 중국과의 경쟁으로부터 한국 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태양광 패널 산업에서도 한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2025년 전기차 공장이 문을 열기 전까지 어려움을 겪겠지만, 경쟁사 가운데 일부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스탠가론 국장은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최선의 길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중국과의 탈동조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과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같이 특정 산업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경우 한국이 대체 공급망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한국의 경쟁력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탠가론 국장은 이어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고, 한국은 아마도 중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국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주요 광물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 때문에 한국의 미래는 중국의 손에 달려 있다. 양국 관계에 더 나은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탠가론 국장은 한국과 미국의 경제협력 관계를 삼성과 애플, 구글의 관계로 설명했다. 

그는 “삼성과 애플,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이지만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삼성은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지만, 구글은 검색 엔진을 삼성 스마트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최근 삼성이 스마트폰 기본 검색 엔진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자 구글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짚었다.

이어 “애플은 아이폰 모델에 따라 여러 칩 회사를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삼성은 메모리 칩의 주요 공급업체 중 하나이며 애플은 삼성의 가장 중요한 반도체 고객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가 모두 한국 배터리 회사를 주요 공급업체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다른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은 한때 논쟁적인 경제 관계를 생산적인 파트너십으로 바꾸어 놓았다”면서 “IRA 등의 현안으로 때때로 긴장이 고조되기도 하지만, 미국과 한국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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