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뚜껑 녹슬고, 골목길 바닥 ‘쩍쩍'...인천 수봉마을 도시재생 ‘부실투성이’
“작년 여름에 공사했는데, 벌써 도로가 쩍쩍 갈라지고 빗물받이는 녹까지 슬었어요.”
24일 오전 10시께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의 수봉마을. 골목길을 따라 바닥에 새로 깐 폴리우레탄 포장재가 반으로 금이 가있었다.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길목에는 바닥이 깨진 곳도 보였다. 주민 홍두표씨(67)는 “공사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금이 가고 깨지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새로 교체한 도로 바닥의 빗물받이와 맨홀뚜껑도 수년간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이미 벌겋게 녹슨 상태였다. 또 오르막길 손잡이 난간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조금만 힘을 줘도 흔들거렸다. 주민 백모씨(60)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곳인데 부실 공사로 더 위험해졌다”며 “녹슨 빗물받이나 맨홀뚜껑을 신고해도 덧칠만 해준다”고 토로했다.
인천 미추홀구의 수봉마을 바래길 조성사업이 준공 8개월 만에 도로 바닥이 깨지고 시설물이 노후화되는 등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24일 구에 따르면 수봉마을 지역은 2019년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구는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생활편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위해 5억6천여만원을 들여 수봉마을 바래길 조성사업을 진행, 지난해 8월 학교주변 통학로와 계단, 골목길 등의 환경개선 사업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곳곳에서 깨지고 녹슬어 주민 불만과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원철 연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1년도 안된 폴리우레탄에 금이 가고 빗물받이가 변색되는 것은 불량품 자재를 쓴 때문으로 보인다”며 “어떤 규격의 자재를 얼마에 납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공사 과정에 큰 하자는 없었다”며 “부실공사 부분은 현장 확인 후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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