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22% 고성장 `ADC 시장` 뜨겁다
3년 뒤 17조 규모 먹거리 전망
제약바이오업계가 기술이전, 공동개발 등을 통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ADC 시장이 3년뒤인 2026년에는 17조 규모로 커질 전망인 만큼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은 물론 종근당, 한미약품, 삼진제약 등 전통 제약사들도 ADC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ADC(Antibody drug conjugate)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특정 암세포만 특이적으로 공격하는 특징이 있다. 세포독성 물질이 암세포 안에서만 터지도록 설계돼 정상세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암세포 살상 능력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KDDF(국가신약개발사업단)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ADC 관련 임상은 864건에 달한다. 해외에서는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다이이찌산쿄(DS)가 공동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가장 성공한 ADC 항암제로 꼽힌다.
엔허투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엔허투가 항암치료제 대세로 급부상하면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8개 ADC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지난해에만 57개 ADC가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이는 전년도인 2021년에 비해 90% 증가한 수치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지난 20년 동안 항체, 컨쥬게이션, 링커·페이로드를 포함해 ADC의 모든 구성 요소에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ADC 플랫폼을 기술이전하는 대가로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최대 1조6000억 규모의 빅딜을 체결했다. 이 기술이전을 포함해 총 12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총 6조5000억에 달한다.
CDMO 기업들도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21일 국내 ADC 플랫폼 기업 피노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했다. 피노바이오는 ADC 항암제 개발에 필요한 약물과 링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ADC 플랫폼 기술 개발·생산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피노바이오가 개발한 ADC 파이프라인의 항체와 치료제의 생산 우선 공급자 요건을 확보하고 ADC 위탁개발 서비스 협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달 ADC 기술확보를 위해 스위스 바이오기업 아라시스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아라리스는 차세대 ADC '링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1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투자를 했다.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아라리스와 ADC 생산 협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ADC 플랫폼 기업 피노바이오와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피노바이오가 보유한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피놋-ADC' 활용 권리를 확보했다. 이어 셀트리온은 올초 영국 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에 지분투자를 한 데 이어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참여하는 미래에셋셀트리온신성장펀드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했다.
전통 제약사들도 바이오벤처와 손잡고 기술투자를 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전통 제약사 중 가장 먼저 ADC사업에 뛰어들었다. 북경한미약품이 2021년 7월부터 레고켐과 ADC를 연구하고 있다. 개발 중인 '펜탐바디'는 북경한미약품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1개 항체가 서로 다른 2개 표적에 동시 결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경한미약품은 이 기술을 활용해 임상단계 면역항암제를 비롯해 다양한 신약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삼진제약은 올해 1월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공동 연구 협약을 맺었다. 이어 종근당은 올해 2월 네덜란드 ADC 개발기업 시나픽스와 플랫폼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ADC 시장은 지난해 8조원 규모에서 연 평균 22% 가량 성장해 2026년 1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2021년부터 제약바이오업계의 ADC 파이프라인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항암제 관련 연구개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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