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방미 尹대통령, 경제 먼저 챙기는 실용외교 펼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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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간의 국빈방미길에 올랐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12년 만에 성사된 국빈방미여서 윤 대통령이 귀국길에 들고 올 보따리에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방미 전부터 양국 간 핵심의제가 안보에 편중돼 주요 경제사안은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런 면에서 이번 윤 대통령의 방미에서 안보와 경제 중 어느 것도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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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갈등 등 해결 모색을
그런데 윤 대통령의 방미 전부터 양국 간 핵심의제가 안보에 편중돼 주요 경제사안은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미국의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회담 의제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게 의구심의 도화선이 됐다.
양대 핵심 경제사안에 대해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관점은 양국 간 거래의 본질을 놓친 외교적 수사학에 불과하다. 오히려 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거래의 기술'에 말려들고 있는 건 아닌지 바짝 긴장해야 한다. 가령 미국은 반도체지원법과 관련, 중국에 대한 모든 장비 수출과 현지 공장 업그레이드 자체를 규제하면서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영업기밀을 몽땅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한국 내 반대 여론이 거세자 중국 내 현지 공장에 대한 제재를 일부 풀어줬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다루는 미국의 협상 스타일도 유사하다. 미국에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지으면 마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듯하더니 깐깐한 규제를 내세워 한국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 정부는 유럽 등 모든 해외 전기차 업체들도 제외된 것이라며 한국만 차별받은 게 아니라고 한다.
이처럼 초반에 과도한 제재 그물망을 던져놓고 나중에 일부 기준을 완화해준 것을 두고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좋아할 일인가. 백번을 양보해 최악의 국면을 어느 정도 비켜갔다고 치자. 그렇다면 나중에라도 미국이 우리 기업들에 상호호혜성에 입각해 우호적 투자환경을 보장할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현재 글로벌 외교는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안보 동맹체를 구성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미국과의 단단한 안보동맹을 우선으로 삼는 건 불가피한 현실이다. 그러나 미국이든 중국이든 안보동맹이라는 기치 아래 자국의 이익 극대화를 우선시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윤 대통령의 방미에서 안보와 경제 중 어느 것도 놓쳐선 안 된다. 오히려 안보보다 경제협력과 우리의 이익 추구가 우선일 수도 있다. 오죽하면 '경제안보'라는 개념이 화두가 됐겠는가. 외교협상에서 나중에 도와주겠다는 말은 공수표에 불과하다. 미국의 능수능란한 외교협상력에 휘둘려선 안 된다. 지금은 동맹 간 끈끈한 신뢰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실용외교가 정석이다. 부디 국민이 고대하는 순방 보따리를 들고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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