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추억 사라진 신혼부부들

김동규 2023. 4. 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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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우려가 줄면서 다시 웨딩 시즌이 찾아왔지만 2년 가까이 웨딩 촬영 영상을 받지 못하는 신혼부부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피해자들에 따르면 촬영 업체가 "3개월 후 편집 영상을 드린다"는 계약을 지키지 않아 이미 수십명이 회사측을 고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현재, 촬영 영상 원본과 편집 촬영 영상을 모두 받은 피해자부터 촬영 영상 원본만을 받은 피해자, 어떠한 영상도 받지 못한 피해자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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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께 결혼한 160여명
촬영업체로부터 영상 못받아
빈 USB메모리만 받은 경우도

#.지난 2021년 10월 결혼한 손모씨(32)는 웨딩영상이 없다.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렀지만 웨딩 촬영업체가 영상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촬영업체 A사는 '3개월 안에 촬영 원본과 편집 영상을 드린다'는 약속을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다. 손씨는 "가장 소중한 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이다"며 "처음에는 화도 나고 억울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촬영 영상 원본만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우려가 줄면서 다시 웨딩 시즌이 찾아왔지만 2년 가까이 웨딩 촬영 영상을 받지 못하는 신혼부부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피해자들에 따르면 촬영 업체가 "3개월 후 편집 영상을 드린다"는 계약을 지키지 않아 이미 수십명이 회사측을 고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기간 영상을 받지 못한 신혼 커플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열고 대응중이다. 약 160여명이 영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중 50쌍의 부부는 지난해 이 대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해 1심에서 승소했다. 1심 법원은 A사 대표에게 피해자 각 1명당 200만~3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A사 대표가 피해 회복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은 이 대표의 통장까지 압류했지만 통장에 돈이 없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민사에서 이긴 후 형사소송까지 걸었지만 형사소송에선 A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A씨가 자금을 유용하지는 않았다는 이유였다.

손씨는 "더 이상 소송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웨딩촬영 영상은 내가 A사 측에 비용까지 지불하며 얻어야 하는 '정당한 계약의 대가'인데, 왜 시간과 돈을 들여 법정 싸움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피해자들의 피해 상황도 제각각이다. 이날 현재, 촬영 영상 원본과 편집 촬영 영상을 모두 받은 피해자부터 촬영 영상 원본만을 받은 피해자, 어떠한 영상도 받지 못한 피해자 등 다양하다. 가장 황당한 것은 피해 보상이라면서 영상이 담겨 있지 않는 공 USB메모리만을 받은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영상 촬영을 계약했던 전체 부부 중 60% 이상에게 영상을 전달했다"면서 지금도 밤낮을 안 가리고 영상을 편집중"이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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