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조건 무릎 꿇어야 한다는 생각, 받아들일 수 없다”(재종합)

김문관 기자 2023. 4. 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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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24일 공개
”유럽, 전쟁 당사국끼리 미래 위해 협력“
”결단 필요한 사안, 설득 최선 다했다“
대통령실 문자 공지 통해 “한일관계 개선, 미래 향해 가야 할 길”
우크라 지원 방식·대상, 전쟁 당사국과 직간접 관계 고려 불가피”
한미 관계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가치에 기반”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외신 인터뷰에서 한일관계 회복과 관련, 안보상 시급성으로 인해 협력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며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통령실은 추가 문자 공지를 통해 “한일관계 개선은 미래를 향해 가야할 길이라는 것”이라고 윤 대통령의 발언 배경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여부와 관련,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지원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 간에 많은 직간접적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뉴스1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공개된 윤 대통령 인터뷰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 인터뷰는 최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 불안 문제가 너무 긴급한 사안이기에 일본 정부와의 협력을 미룰 수 없었다면서 이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절대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유럽은 지난 100년간 수차례 전쟁을 경험하고도 전쟁 당사국끼리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무조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거나,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용서를 위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문제는 결단을 필요로 하는 사안”이라며 “설득하는 문제에 있어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여부와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는 불법 침공을 당한 상태이고 다양한 범위의 지원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지원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 간 많은 직간접적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에 비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19일 보도된 미국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등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한국이 무기 등 군사적 지원을 하도록 압박해 왔으나 한국은 국내 규정상 이를 거절해 왔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돼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실은 문자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 배경은 “한일관계 정상화는 꼭 해야 하며, 늦출 수 없는 일이며 유럽에서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듯이, 한일관계 개선은 미래를 향해서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1998년, 김 대통령이 일본 의회 연설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의 의의에 대해 “(미국을 방문하는) 이번 주 가장 중요한 일은 양국 국민들이 두 나라의 동맹과 그간의 성과에 대한 역사적인 중요성을 올바로 인식하도록 하는 기회로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24~30일 진행되는 미국 국빈 방문에 대해서는 “양국은 정말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며 “무엇보다도 가치에 기반을 둔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한미 양 동맹이 직면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하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WP는 한미 관계에는 미국의 안보 보장에도 불구, 한국 내 커지는 핵 보유 요구에 더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한국 제조업체 관련 반도체 법의 파장과 같은 다른 마찰 요인들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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