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기업맞춤 인재채용 `베테랑`… "AI시대 인간만의 능력 찾아내야죠"
다른 플랫폼에 없는 자체 진단도구 개발 '어세스팀'이 경쟁력
"기존 틀깨는 솔루션 만들어 국내 트렌드 이끌어 가고파" 포부
신개념 인재진단 도구 개발, 인크루트 김현근 어세스팀장
"기존 인적성 검사로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나 많이 알고 있는 사람 위주로 채용이 됐지만, 인공지능(AI)시대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현근(40·사진) 인크루트 어세스(assess)팀 팀장은 향후 AI시대의 채용 시장의 변화를 이 같이 진단했다.
그는 이에 맞춰 정형화된 인·적성검사 채용 방식이 아닌 '생존게임' 방식으로 개별 기업의 수요와 구직자 개인의 성향을 맞춤형으로 분석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솔루션을 개발했다. 그는 "대한민국 채용진단 도구의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내놓았다.
김 팀장은 지난 19일 서울 중림로에 있는 인크루트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존의 틀을 깨고 더 좋은 진단도구를 만드는 것이 제 바람"이라며 "다만 검증되지 않은 채용진단 도구를 가지고 어필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 10월 인크루트에 합류해 진단평가 도구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어세스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인크루트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컨설턴트 회사에서 수석 컨설턴트로 근무하면서 기업들의 채용 과정을 개선하는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미 10년 넘게 이 분야에서만 종사한 업계 베테랑이다.
인크루트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 대해 김 팀장은 "컨설턴트는 기본적으로 도전하는 것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는 일"이라며 "기존 조직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인크루트에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할 수 있다는 비전이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 공감이 가 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어세스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팀장은 "다른 채용시장 플랫폼과 인크루트를 비교했을 때 가장 다른 점을 꼽으라면 바로 어세스팀의 유무"라며 "자체적으로 진단도구를 개발하고 해석하는 팀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서도 저희가 기여해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크루트 어세스팀은 지난해 11월 메타인재 선발을 위한 검증 솔루션인 '메타검사'를 정식 출시했다. 메타검사는 지원자의 다차원 지능을 진단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 게임(PSG, Problem Solving Game)과 기업별 인재상과 핵심가치 등에 맞게 진단 항목을 맞춤형으로 제시할 수 있는 AI PnA(AI Personality and Adaptability)로 구성됐다. 이런 형태의 채용진단 도구는 국내에서는 최초의 사례다.
PSG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문제해결 과정을 분석해 지원자의 대처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알려주는 세계 최초 상용검사다. 정형화된 기존 인성검사와 달리 기업별 인재상과 핵심가치 등을 고려해 진단 항목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김 팀장은 AI시대에서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업무영역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PSG라고 강조했다. 시뮬레이션 게임 형태의 인적성 검사를 출시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지원자가 조금 더 몰입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었다"며 "보상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형태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형식이다보니 우려도 있다. 메타검사에 대한 경험이 누적되면 참여자가 최적의 답을 찾기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생존이라는 큰 미션을 위해 게임하는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어 어떻게 해야 좋은 점수를 받는지는 알기 힘든 구조"라며 "같은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어떤 지원자는 합격하고 또 다른 지원자는 불합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측정한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확신이 있기까지 개발과정에서 고충도 있었다. 김 팀장은 "4명의 어세스팀이 기획하는 데 4개월, 실제 개발하는 데 8개월이 소요됐다"며 "기존에 없던 방식들과 기능들이 추가돼야 했기 때문에 디지털로 구현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팀원들이 개발자가 아니다보니 명령문들을 배워서 만들어야 했던 것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지금 출시한 메타검사보다 더 정교한 채용진단 도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팀장은 "메타검사를 운용하면서 데이터가 수집되는 대로 검증하는 과정을 올해 한 해 동안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개선점이 나오면 업그레이드된 버전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끝으로 그는 "인크루트에서 만드는 진단도구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라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쳐 만들었다는 사실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또 (검사 정확도에 대해)믿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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