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 윤 대통령 '한국식 핵공유' 명문화?…이재명 "퍼주기 말라"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24일)부터 5박 7일간 미국을 국빈방문합니다.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특히 북핵 확장 억제를 실질화하는 방안으로 '한국식 핵공유'를 명문화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앞서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이후 중국과 러시아는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데,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지난 20일) : 이번 국빈 방문은 이명박 대통령의 2011년 국빈 방미 이후 12년 만입니다. 미 측은 동맹 7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이뤄지는 윤 대통령의 성공적인 방미를 고대하면서, 정성껏 예우를 다해 윤 대통령님 내외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오늘 미국 워싱턴으로 떠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일정부터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현지시간 24일 윤 대통령 내외가 DC에 도착하면요. 다음 날인 25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한국 전쟁기념비를 방문한 뒤 저녁 친교행사를 하고, 26일 한·미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날이 하이라이트인 셈인데 대통령 부부 동반 만찬이 두 차례 예정돼있는 거죠. 다음 날에는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연설을 합니다. 이후 보스턴으로 이동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여정'을 주제로 연설까지 한 뒤 귀국하는 일정입니다.
이미 며칠 전부터 워싱턴 DC 곳곳엔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걸렸습니다. 주 워싱턴 한국문화원 벽엔 이렇게, 양국 의장대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든 이미지가 설치됐는데요. 모두 한·미 동맹 70주년과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기념한단 의밉니다. 이런 환영 분위기 속에서도, 회담이 실제 성과를 내려면, 치열한 외교전은 필수겠죠. 당장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국빈방문을 코 앞에 두고도 우리 대통령 이름을 잘 발음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국 백악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21일) :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오는 수요일 국빈 방미하는 윤 대통령, 죄송합니다. 운(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맞이합니다. 그러고 나서 바이든 대통령은 운(윤)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고…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운(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국빈 만찬에 초대합니다.]
대통령실이 꼽은 이번 방미의 목표, 안보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겁니다. 경제 부문 먼저 살펴보면 '경제안보'라고 명명할 정도로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번 방미에는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동행하죠. 인플레이션 감축법 즉, IRA와 반도체 지원법에서 전기차 및 배터리 보조금 요건이 우리 측에 유리하게 완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해법을 마련할지 주목됩니다.
[제4회 국무회의 (1월 25일) : 저부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신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겠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땐 우리 기업들이 줄줄이 투자를 약속했었죠. 그때만큼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단 바람이 나왔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을 했을 때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소식들이 이어졌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반대로 미국 기업들의 우리 국내 투자 유치 소식이 많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윤 대통령이 특히 방점을 찍고 있는 건 안보입니다.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에 공동대처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한·일 정상회담 때부터 이 한·미·일 공조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야당에게 '굴욕 회담'이란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거라는 얘기가 나왔죠.
[제12회 국무회의 (지난달 21일) : 저와 기시다 총리는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한·미 안보 공조가 매우 중요하며… 한·미·일, 한·일 군사정보 협력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구체적인 북핵 대처 방안이 논의될 거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남한 영토가 북한의 핵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핵으로 보복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는 방안을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추진한다는 겁니다. 이른바 '한국식 핵 공유' 방안을 명문화한다는 건데요. 여권에서는 그동안 미국이 이를 반대해왔지만, '확장억제'를 실질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듯합니다.
[유승민/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게 미국의 핵우산이에요. 그게 미국이 늘 하던 확장억제고, 핵우산이고, 공포의 균형이라는 건데… 그게 미국이 막상 핵전쟁이 일어나면 그렇게 못할 거다라고 생각을 하시거든요. 그거를 부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를 이번에 갖고 오시라는 거고, 그거는 핵을 여기에 갖다 두는 겁니다.]
반면 민주당은 아주 당혹스럽다고 했는데요. 한반도 비핵화를 말해왔던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핵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모두 다 그냥 끝장나는 겁니다, 한반도는. 그런데 이것을 부추기기 위한 명문화 과정, 이것은 선전포고처럼 들릴 수도 있는 상황인데 제발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한층 밀착하게 될 건 분명해 보이는데요. 문제는 이미 한·미 정상회담 전부터 여러가지 외교 논란이 벌어진 상황이라는 겁니다. 방미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진행한 로이터 인터뷰가 공개된 이후, 러시아와 중국이 불편한 감정을 잇따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죠. 먼저 우크라이나에 조건부로 무기지원을 할 수 있다고 한 부분입니다. 윤 대통령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이 있다면 간접 지원만 고집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러시아는 "분쟁에 개입하는 거냐" 따져 물었죠.
[드미트리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19일) :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체 과정에서 (러시아에) 다소 비우호적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시작한다면 분쟁에 일정 단계 개입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의미할 것입니다.]
대만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한 중국의 반응은 더 뜨거웠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만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때문"이고 "대만 문제는 중국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고 했는데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스르고 국내문제에 개입했다는 게 중국의 시각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정재호 주중대사를 불러 "해당 발언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한 내용도 공개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불장난 하는 자는 불에 타 죽을 거'라는 과격한 말도 했습니다.
[친강/중국 외교부장 (현지시간 지난 21일) :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건드리려 하는 자에 대해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겁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견제로도 풀이되는데요.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한·미·일 공조' 자체가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는 방식입니다. 윤 대통령의 잇딴 발언들, 우발적인 걸로는 보기 어렵겠죠. 다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좀 '워워'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여권에서 나왔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조금 이렇게 안정, 뭐라고 그럴까요. 이렇게 혈기가 넘치시니까 좀 진정시키는 아주 냉정하게 하시는 안정제를 하나 넣어드리고 싶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미국과의 안보를 강화하되, 관계 강화에서 얻어진 성과로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더 활발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 혹은 제언했는데요. 경제와 안보 성과를 동시에 내야 한다는 겁니다. 야권에서도 '균형외교'를 주문했습니다. 인접 국가인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무시하고 갈 수 없는데 왜 미국과 일본 앞에만 가면 작아지는 거냐고 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균형 외교를 해야죠. 1분기에 전체 적자가 267억인가 되는데, 대중 무역적자가 120억이에요. 그래서 저는 물론 한·미 동맹은 우리의 근간이지만 우리는 도랑에 든 소입니다. 미국 풀도 먹어야 되고, 중국 풀도 먹어야 돼요. 그래서 중국과 경제협력을 하는 것은 가장 필요하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 국내 정치에서도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자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32.6%로 3주째 하락세입니다. 부정평가는 64.7%로 2주 연속 올랐는데요. 3월 초 한일 정상회담부터 미국의 도·감청 의혹,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대만 관련 발언으로 이어지는 외교안보 이슈가 대통령 지지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구체적인 성과를 낸다면, 국민의힘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지지율 회복의 계기가 될 거라는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날로 높아지는 북핵 위협과 공급망 위기에 맞서 양국 동맹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북한 눈치를 보며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락가락했던 문재인 정부의 한·미 동맹과는 차원이 다른 신뢰로 한·미 동맹을 다지게 될 것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한일 정상회담 당시 '퍼주기 외교'를 반면교사 삼으라고 쓴소리를 했는데요. 자유민주주의를 고리로 윤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가치외교' 대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주문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혹독한 실패로 끝난 일본 퍼주기 외교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대통령에게 당당하고 유능한 실용외교, 그리고 국익외교를 펼쳐달라는 간곡한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주, 중국과 러시아의 날선 발언들을 듣다보니 약간 뒷전으로 밀린 부분이라고 할까요. 민주당은 미국의 '도청 의혹'에 대해서도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도청 의혹'을 한·미 정상회담의 공식의제로 삼을지는 미지수지만, 이 부분이 어떻게 다뤄질지 역시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합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미국의 도청 의혹으로 우리 국민의 자존심은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신뢰의 바탕 위에 동맹의 가치가 제대로 발현되고 더욱 두터워질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5박 7일 동안 한·미 정상회담과 의회 연설을 포함해서 미국 경제계를 두루 만나고 군 수뇌부의 브리핑까지 받는 일정을 소화합니다. 일주일 동안은 관심이 미국으로 쏠릴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순방리스크'를 언급하면서 출발 전부터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미국 간 윤 '한국식 핵공유' 명문화?…이재명 "퍼주기 말라" >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치, 완결된 맛 지닌 독자적 음식…'채소절임 단계' 중국 파오차이와 달라"
- [D:이슈] 디즈니 '불 뿜는 용'에 불…공연인줄 알았는데 진짜 화재
- [백브리핑] '값싼 마약' 호기심에 덜컥…엄마가 자녀 신고도
- 아시아가 끓고 있다…외출 자제령 내린 방콕 상황
- [이장면]이강인 이렇게 빨랐나? 후반 50분 70m 질주 골이라니...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