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 윤 대통령 '한국식 핵공유' 명문화?…이재명 "퍼주기 말라"

류정화 기자 2023. 4. 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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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24일)부터 5박 7일간 미국을 국빈방문합니다.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특히 북핵 확장 억제를 실질화하는 방안으로 '한국식 핵공유'를 명문화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앞서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이후 중국과 러시아는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데,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지난 20일) : 이번 국빈 방문은 이명박 대통령의 2011년 국빈 방미 이후 12년 만입니다. 미 측은 동맹 7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이뤄지는 윤 대통령의 성공적인 방미를 고대하면서, 정성껏 예우를 다해 윤 대통령님 내외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오늘 미국 워싱턴으로 떠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일정부터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현지시간 24일 윤 대통령 내외가 DC에 도착하면요. 다음 날인 25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한국 전쟁기념비를 방문한 뒤 저녁 친교행사를 하고, 26일 한·미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날이 하이라이트인 셈인데 대통령 부부 동반 만찬이 두 차례 예정돼있는 거죠. 다음 날에는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연설을 합니다. 이후 보스턴으로 이동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여정'을 주제로 연설까지 한 뒤 귀국하는 일정입니다.

이미 며칠 전부터 워싱턴 DC 곳곳엔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걸렸습니다. 주 워싱턴 한국문화원 벽엔 이렇게, 양국 의장대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든 이미지가 설치됐는데요. 모두 한·미 동맹 70주년과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기념한단 의밉니다. 이런 환영 분위기 속에서도, 회담이 실제 성과를 내려면, 치열한 외교전은 필수겠죠. 당장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국빈방문을 코 앞에 두고도 우리 대통령 이름을 잘 발음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국 백악관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21일) :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오는 수요일 국빈 방미하는 윤 대통령, 죄송합니다. 운(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맞이합니다. 그러고 나서 바이든 대통령은 운(윤)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고…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운(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국빈 만찬에 초대합니다.]

대통령실이 꼽은 이번 방미의 목표, 안보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겁니다. 경제 부문 먼저 살펴보면 '경제안보'라고 명명할 정도로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번 방미에는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동행하죠. 인플레이션 감축법 즉, IRA와 반도체 지원법에서 전기차 및 배터리 보조금 요건이 우리 측에 유리하게 완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해법을 마련할지 주목됩니다.

[제4회 국무회의 (1월 25일) : 저부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신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겠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땐 우리 기업들이 줄줄이 투자를 약속했었죠. 그때만큼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단 바람이 나왔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을 했을 때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소식들이 이어졌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반대로 미국 기업들의 우리 국내 투자 유치 소식이 많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윤 대통령이 특히 방점을 찍고 있는 건 안보입니다.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에 공동대처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한·일 정상회담 때부터 이 한·미·일 공조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야당에게 '굴욕 회담'이란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거라는 얘기가 나왔죠.

[제12회 국무회의 (지난달 21일) : 저와 기시다 총리는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한·미 안보 공조가 매우 중요하며… 한·미·일, 한·일 군사정보 협력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구체적인 북핵 대처 방안이 논의될 거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남한 영토가 북한의 핵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핵으로 보복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는 방안을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추진한다는 겁니다. 이른바 '한국식 핵 공유' 방안을 명문화한다는 건데요. 여권에서는 그동안 미국이 이를 반대해왔지만, '확장억제'를 실질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듯합니다.

[유승민/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게 미국의 핵우산이에요. 그게 미국이 늘 하던 확장억제고, 핵우산이고, 공포의 균형이라는 건데… 그게 미국이 막상 핵전쟁이 일어나면 그렇게 못할 거다라고 생각을 하시거든요. 그거를 부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를 이번에 갖고 오시라는 거고, 그거는 핵을 여기에 갖다 두는 겁니다.]

반면 민주당은 아주 당혹스럽다고 했는데요. 한반도 비핵화를 말해왔던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핵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모두 다 그냥 끝장나는 겁니다, 한반도는. 그런데 이것을 부추기기 위한 명문화 과정, 이것은 선전포고처럼 들릴 수도 있는 상황인데 제발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한층 밀착하게 될 건 분명해 보이는데요. 문제는 이미 한·미 정상회담 전부터 여러가지 외교 논란이 벌어진 상황이라는 겁니다. 방미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진행한 로이터 인터뷰가 공개된 이후, 러시아와 중국이 불편한 감정을 잇따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죠. 먼저 우크라이나에 조건부로 무기지원을 할 수 있다고 한 부분입니다. 윤 대통령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이 있다면 간접 지원만 고집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러시아는 "분쟁에 개입하는 거냐" 따져 물었죠.

[드미트리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19일) :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체 과정에서 (러시아에) 다소 비우호적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시작한다면 분쟁에 일정 단계 개입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의미할 것입니다.]

대만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한 중국의 반응은 더 뜨거웠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만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때문"이고 "대만 문제는 중국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고 했는데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스르고 국내문제에 개입했다는 게 중국의 시각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정재호 주중대사를 불러 "해당 발언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한 내용도 공개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불장난 하는 자는 불에 타 죽을 거'라는 과격한 말도 했습니다.

[친강/중국 외교부장 (현지시간 지난 21일) :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건드리려 하는 자에 대해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겁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견제로도 풀이되는데요.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한·미·일 공조' 자체가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는 방식입니다. 윤 대통령의 잇딴 발언들, 우발적인 걸로는 보기 어렵겠죠. 다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좀 '워워'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여권에서 나왔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조금 이렇게 안정, 뭐라고 그럴까요. 이렇게 혈기가 넘치시니까 좀 진정시키는 아주 냉정하게 하시는 안정제를 하나 넣어드리고 싶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미국과의 안보를 강화하되, 관계 강화에서 얻어진 성과로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더 활발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 혹은 제언했는데요. 경제와 안보 성과를 동시에 내야 한다는 겁니다. 야권에서도 '균형외교'를 주문했습니다. 인접 국가인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무시하고 갈 수 없는데 왜 미국과 일본 앞에만 가면 작아지는 거냐고 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균형 외교를 해야죠. 1분기에 전체 적자가 267억인가 되는데, 대중 무역적자가 120억이에요. 그래서 저는 물론 한·미 동맹은 우리의 근간이지만 우리는 도랑에 든 소입니다. 미국 풀도 먹어야 되고, 중국 풀도 먹어야 돼요. 그래서 중국과 경제협력을 하는 것은 가장 필요하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 국내 정치에서도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자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32.6%로 3주째 하락세입니다. 부정평가는 64.7%로 2주 연속 올랐는데요. 3월 초 한일 정상회담부터 미국의 도·감청 의혹,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대만 관련 발언으로 이어지는 외교안보 이슈가 대통령 지지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구체적인 성과를 낸다면, 국민의힘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지지율 회복의 계기가 될 거라는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날로 높아지는 북핵 위협과 공급망 위기에 맞서 양국 동맹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북한 눈치를 보며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락가락했던 문재인 정부의 한·미 동맹과는 차원이 다른 신뢰로 한·미 동맹을 다지게 될 것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한일 정상회담 당시 '퍼주기 외교'를 반면교사 삼으라고 쓴소리를 했는데요. 자유민주주의를 고리로 윤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가치외교' 대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주문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혹독한 실패로 끝난 일본 퍼주기 외교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대통령에게 당당하고 유능한 실용외교, 그리고 국익외교를 펼쳐달라는 간곡한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주, 중국과 러시아의 날선 발언들을 듣다보니 약간 뒷전으로 밀린 부분이라고 할까요. 민주당은 미국의 '도청 의혹'에 대해서도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도청 의혹'을 한·미 정상회담의 공식의제로 삼을지는 미지수지만, 이 부분이 어떻게 다뤄질지 역시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합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미국의 도청 의혹으로 우리 국민의 자존심은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신뢰의 바탕 위에 동맹의 가치가 제대로 발현되고 더욱 두터워질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5박 7일 동안 한·미 정상회담과 의회 연설을 포함해서 미국 경제계를 두루 만나고 군 수뇌부의 브리핑까지 받는 일정을 소화합니다. 일주일 동안은 관심이 미국으로 쏠릴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순방리스크'를 언급하면서 출발 전부터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미국 간 윤 '한국식 핵공유' 명문화?…이재명 "퍼주기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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