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이 달라졌어요"…집권여당 '싱크탱크' 역할 키운다
집권 여당의 정책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정부는 물론 당 지도부와 호흡을 맞출 신임 원장과 부원장단을 임명함과 동시에 국정과제와 정책 연구기능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의도연구원은 최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연구원 본연의 기능인 연구와 정책 제안 기능강화를 위한 조직 및 인적구성 개편에 착수했다. 여의도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박 원장이 온 이후 여의도연구원의 개혁 과제 등 개편방안에 대해 실무진들과 집중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여의도연구원의 정책 기능 회복과 함께 내년 총선을 대비한 여론조사의 정확성 확보, 전략 기획 역량 강화 등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 출범 이후부터 지난주까지 여의도연구원 조직 강화를 위한 주요인선 및 실무급 인선을 마쳤다. 당내에서는 친윤계로 꼽히는 박 의원이 여의도연구원의 수장을 맡으면서 느슨했던 여의도연구원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박 원장은 원장직 임명 당일 바로 여의도연구원 발전방안 토론회를 진행했다. 당시 박 원장은 SNS(소셜미디어)에 "임명장을 받자마자 샌드위치 먹으면서 끝장토론을 진행할 작정"이라며 "관료틱하게 얘기하면 여의도연구원 혁신방안 토론이고, 내 방식으로 얘기하자면 '여의연구원은 왜 틀렸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장은 30여년간 공무원 생활을 한 행정 전문가로 지난 2020년 총선 참패 이후 비대위 당시부터 여의도연구원의 쇄신을 주장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제20대 대선 국면에서는 국민의힘 공약개발단 경제공약단장, 윤석열 후보 부산 선대위 기획전략본부장 등으로 활동하며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을 지냈다. 정책, 전략기획, 행정, 당과 소통 등 다양한 능력이 요구되는 여의도연구원장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박 원장 임명 이후 4명의 부원장 인사도 이어졌다. 윤창현 의원, 김성호 전 의원, 함경우 경기도당 광주시갑 당협위원장, 박기성 전 비서실장이 임명됐다. 각각 정책, 전략기획, 대외협력, 홍보 등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실무급 인선도 보강했다. 여의도연구원의 인력 충원은 내부 공채를 통한 채용방식과 정당 파견방식 두 가지다. 이미 지난 1월부터 진행된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 내부채용을 마쳤다. 지난 주 당직자 인선에서는 선거를 총괄하는 기획조정국에서 여의도연구원의 연구지원실로 파견 배치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위상과 존재감이 크게 줄어들었다.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2020년 총선에도 패배하면서 정책 제안 기능이 크게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2017년도 여의도연구원 연간활동실적(2016년 1.1~12.31)에 따르면 여의도연구원의 연구원 수는 79명에서 정권교체 이후인 2018년 자료에서 53명으로 32.9% 감소됐다. 이후 지난해까지 여의도연구원의 연구원 수는 석·박사급 포함해 58명 규모로 유지됐다.
연구인력이 줄어들다 보니 연구개발 실적 역시 2017년 연간 141건에서 2022년 99건으로 줄었다. 정기간행물 및 자료발간 건수도 65건에서 5건으로 대폭 줄었다. 여기에 선거의 전략 수립에 필수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여론조사 역시 ARS 조사 방법 등 단순한 형태로 운영하며 정확도 역시 다른 여론조사기관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창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머니투데이 the300과 통화에서 "여의도연구원의 연구와 정책 개발 등 기능이 상당히 슬림화돼 있는 상태"라며 "이를 강화하기 위해 인력, 예산 확보 방안 등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연구원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박 원장과 논의하고 있다"며 "조직도 강화하고 역할도 더 커져야 한다. 이제 시작 단계지만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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