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무장한 스마트팩토리… 女 직원 비율 30%로 '쑥' [獨전동화 현장을 가다]

최종근 2023. 4. 2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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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네카줄름 인근에 위치한 아우디 뵐링어 호페 생산공장.

뵐링어 호페 공장에선 내연기관차 R8과 신형 전기차 e트론 GT를 만들고 있는데, 아우디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에 섬세함을 갖춘 여성 직원들을 전진배치한 셈이다.

작년 말 기준 아우디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 고용률은 16.4%이지만 스마트팩토리 형태를 갖춘 뵐링어 호페 공장은 평균치를 훨씬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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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전기차 e트론 GT 생산 '아우디 뵐링어 호페 공장'
자율주행캐리어 공장 곳곳 누벼
각 공정의 '컨베이어벨트' 대체
우수 여성인력 선발해 전진배치
'女비율 1%' 국내 공장과 대조적
신규 생산직 채용 없다시피 한 탓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네카줄름 인근에 위치한 아우디 뵐링어 호페 생산공장에서 여성 근로자가 전기차 e트론 GT를 조립하고 있다. 아우디 제공
【파이낸셜뉴스 네카줄름·잉골슈타트(독일)=최종근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네카줄름 인근에 위치한 아우디 뵐링어 호페 생산공장. 국내 공장과 달리 여성 직원이 상당히 많은 게 단연 눈에 들어왔다. 공장 안내를 맡은 본사 직원은 "조립공정만 따로 놓고 보면 30%가 여성 직원"이라고 말했다. "13(Thirteen)이 아니라 30(Thirty)이 맞느냐"고 재차 질문하자 자신감 있게 30%라는 답이 돌아왔다. 뵐링어 호페 공장에선 내연기관차 R8과 신형 전기차 e트론 GT를 만들고 있는데, 아우디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에 섬세함을 갖춘 여성 직원들을 전진배치한 셈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공장은 여성 직원 비율이 1%가량에 불과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여성 비율 30%' 곳곳엔 자율주행캐리어

주황색 안전조끼를 입고 들어간 공장 내부에선 작업복을 입은 여성 인력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특히 조립공정은 여성 비율이 매우 높아 보였다. 작년 말 기준 아우디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 고용률은 16.4%이지만 스마트팩토리 형태를 갖춘 뵐링어 호페 공장은 평균치를 훨씬 웃돌았다. 아우디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잉골슈타트 공장에서도 차체를 조립하는 여성 직원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뵐링어 호페 공장의 생산책임자인 볼프강 샨츠는 "전체 아우디 사업장에서 오로지 실력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직원들만 선발해 이곳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생산직군의 엘리트 집단인 셈이다.

뵐링어 호페 공장은 예전엔 R8만 만들던 소규모 스포츠카 생산시설이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전기차 e트론 GT를 만들기 위해 생산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뜯어고쳤다. 약 4만㎡ 규모의 뵐링어 호페 공장은 값비싼 차량을 만드는 곳인 만큼 생산규모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다. 그 대신 자동화를 통해 생산효율을 높이고, 여성 직원을 늘려 독일차 특유의 섬세함을 가미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전통적 자동차공장은 컨베이어벨트로 각 공정이 연결되지만 이곳에선 컨베이어벨트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대신 5세대(5G) 통신을 활용한 자율주행캐리어(AGV)가 공장 곳곳을 누비고 있다. 뵐링어 호페 공장은 아우디 생산시설 가운데 가장 먼저 자율주행캐리어를 도입한 곳이다. 이 자율주행캐리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며 자동차 차체를 운송한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충전도 스스로 한다. 한마디로 디지털 환경에서 모든 생산계획을 짜는 구조인 셈이다. 그 덕분에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내연기관차 R8과 전기차 e트론 GT를 혼류생산해도 혼란은 전혀 없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유연하게 생산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공장 전체에는 친환경 전기만 사용하는 등 생산과정에서의 탄소중립에도 적극적이다.

■여성 기피하는 국내 완성차 공장

해외와 달리 현대차·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생산공장은 여성 비율이 1% 안팎에 불과하다. 조립공정에서도 여성 직원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한국은 과거부터 생산직의 경우 남성 직원을 대규모로 뽑는 문화가 강했고, 정년이 보장되고 신규 채용이 없다 보니 과거 인력구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생산직 직원을 거의 뽑지 않았다. 현대차도 올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생산직 채용공고를 냈다. 특히 이번 채용에는 여성 지원자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7월에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인데, 여성 비율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늘어났지만 자동차의 경우 신규 채용이 거의 없었다"며 "이 때문에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1980~1990년대의 성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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