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승일 한전 사장, 전기료 ‘적기 인상’ 요구로 미운털 박혔나? 尹 방미단서 빠져 국내서 현안 챙긴다

정재영 2023. 4. 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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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요금 인상 지연으로 한국전력의 자금난이 악화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서 정승일 한전 사장이 빠진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지지율 하락 등으로 요금 인상을 껄끄럽게 여기는 정부·여당 입장과 달리 '적기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정 사장이 방미 직전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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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주 부사장이 해외일정 수행
여권, 고강도 자구책 마련 압박
한전 측 “정, 국내서 대책 강구중”
일각, 사장 거취문제까지 거론

전기 요금 인상 지연으로 한국전력의 자금난이 악화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서 정승일 한전 사장이 빠진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지지율 하락 등으로 요금 인상을 껄끄럽게 여기는 정부·여당 입장과 달리 ‘적기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정 사장이 방미 직전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지난해 32조원 이상의 적자를 낸 한전은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사채 규모가 올해에만 8조3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재계 등에 따르면 당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개한 방미 경제사절단 명단에 포함된 정 사장 대신 이흥주 해외원전본부장(부사장)이 윤 대통령 해외 일정을 수행하기로 했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대표이사 사장. 뉴시스
한전은 ‘요금 인상 결정에 앞서 재무 구조를 개선할 고강도 자구책부터 내놓으라’는 여당의 압박에 임원급 등 일부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지난해 11월∼올해 11월) 반납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 사장이 방미단에서 빠진 것은 “현장에서 자구 대책을 강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한전 측 입장이다. 자구책 마련을 위한 중요한 시기라서 방미 수행 대신 국내 사정을 챙기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요금 인상 등과 관련한 발언으로 여당은 물론 대통령실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사장은 21일 “한전 및 발전 6사를 포함한 전력그룹사(10개)는 전기요금 조정에 앞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20조원 이상의 재정 건전화 계획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면서도 “전기 요금 적기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당정은 요금 인상 관련 회의를 하면서도 한전 등을 제외했다.

지난달 30일 전기 요금 인상 결정이 보류된 이후 한전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인 데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라서 여당은 요금 인상 자체에 부정적이다. 당초 요금 적기 인상을 보고한 산업통상자원부도 당정의 기류 변화에 ‘요금 인상 당위성’ 홍보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여기에다 한전 일부 직원 가족의 태양광사업 비위·비리 의혹,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 감사 결과 은폐 등이 불거지면서 정 사장 거취 문제까지 거론된다.
사진=뉴스1
한전 내부적으론 연말까지 회사채(한전채) 발행으로 버틴다면 내년 3월엔 법 개정을 통해 회사채 발행 한도를 또다시 확대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말 한전채 발행 한도를 ‘적립금과 자본금 합(合)의 5배’(28조20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의 경우 이날까지 발행된 사채 순발행 규모는 8조3000억원이 넘고, 누적 발행액은 76조원 이상이다. 내년 총선까지 요금 인상이 미뤄지면 올해 당기순손실 규모에 따라서는 ‘자본잠식’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면서 “대통령 방미 이후에라도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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