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하느니 차라리 '지옥철'… 김포골드라인, 버스 추가 투입도 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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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운 출근 시간을 40분이나 허비했네요."
24일 오전 7시 23분 서울 강서구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인근 버스정류장.
김포시는 이날부터 5개 역(걸포북변역~김포공항역)을 잇는 70번 노선에 전세버스 8대를 추가 투입했다.
실제 취재진이 출근 시간 걸포북변역에서 각각 지하철과 70번 버스로 김포공항역까지 이동해 보니 차이가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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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입서 전용차로 끊겨 교통체증 극심
5호선 연장 등 시간 필요해 불편 계속될 듯
“아까운 출근 시간을 40분이나 허비했네요.”
24일 오전 7시 23분 서울 강서구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인근 버스정류장. 70번 시내버스에서 내린 구성훈(69)씨가 불만을 터뜨렸다. 지하철로 20분이면 족할 거리가 두 배 이상 걸린 것이다. 서울지하철 5호선 마곡역 부근 직장에 다니는 구씨는 “다시 지하철로 20분을 더 가야 한다”며 피곤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보다 지옥철이 낫다"
‘지옥철’로 전락한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가 버스 증편 등 대책을 내놨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시민들은 전용차로 마련 등 보다 근본적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김포시는 이날부터 5개 역(걸포북변역~김포공항역)을 잇는 70번 노선에 전세버스 8대를 추가 투입했다. 출근시간대(오전 6시 45분~7시 45분) 버스가 기존 5대에서 13대로 증편되면서 배차 간격도 15분에서 5분으로 줄었지만, 김포 시민들은 차라리 지옥철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버스를 타면 길이 막혀 출근 시간도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이다. 평소처럼 지하철을 이용한 직장인 강모(31)씨는 “출근길 직장인에겐 1분 1초가 아쉬운데, 길바닥에서 시간을 버리느니 잠깐의 불편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취재진이 출근 시간 걸포북변역에서 각각 지하철과 70번 버스로 김포공항역까지 이동해 보니 차이가 뚜렷했다. 지하철은 17분, 버스는 38분이 걸려 두 배가량 차이가 났다.
원인은 서울 초입 개화교 인근에서 시작되는 차량 정체다. 김포시에 속한 고촌역~개화역 3.4㎞ 구간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돼 있으나 서울로 진입하면서 끊긴다. 고촌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1개 역을 가는 데 지하철은 7분, 버스는 25분 소요될 정도로 정체가 극심했다. 설상가상 버스가 접촉사고까지 나 갈아타는 데 2분이 더 걸렸다. 같은 버스에 탄 이모(27)씨는 “이러다 출근 시간을 맞추지 못하겠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해선지 버스 내부는 의외로 한산했다. 30여 명 승객 대부분이 앉아서 갔다. 5분 배차 간격이 교통 상황에 따라 줄어 버스 두 대가 거의 동시에 정류장에 도착했을 땐 후속 차량은 승객을 10명도 태우지 않았다. 한 대에 30명이 탔다고 가정하면 390여 명(13대 기준)이 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지하철 2회 운행분(혼잡률 150% 시 1회 230명)에도 못 미친다.
버스로 승객이 분산되지 않은 탓에 지하철 혼잡도 역시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풍무역에서부터는 객실이 꽉 차 다닥다닥 붙은 채 김포공항역까지 이동했다. 이날도 오전 8시 20분 김포공항역에 도착한 20대 여성 승객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구급 요원의 응급처치를 받았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김포골드라인에서 발생한 사고는 18건이나 된다. 5일에 한 번꼴이다.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소방당국은 17일부터 고촌역과 김포공항역에 각각 3명씩 구급요원을 배치해 놓고 있다.
"수륙양용? 뜬구름 대책에 분통"
김포시는 전세버스 8대를 더 투입(총 21대)하면 승객 분산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스 운행 시간도 기존 1시간에서 2시간(오전 6시 30분∼8시 30분)으로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버스전용차로 확보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교통정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호선 구간 연장이나 김포골드라인 개편 등 근본 대책 마련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김포 시민들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대학생 박모(26)씨는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나 지자체는 수륙양용버스, 수상버스 같은 뜬구름 잡는 대책만 내놓으니 정말 분통이 터진다”고 비판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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