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원전 건설 추진' 폴란드전력공사 CEO "한수원이 합작회사 지분 49% 투자해주길"

동브로프스키 폴란드전력공사(PGE) CEO
"한수원, 지정된 기한·예산 내 사업 확실한 회사"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 폴란드전력공사(PGE) 최고경영자(CEO)가 24일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폴란드에 새 원전을 지으려 한국수력원자력의 많은 직원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를 포함해 여러 영역에서 협력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 폴란드전력공사(PGE) 최고경영자(CEO)는 24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수원이 폴란드 내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는 데 만족해했다. PGE는 현재 한수원, 민간 발전사 제팍(ZEPAK)과 함께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에 한국형 원전 'APR1400' 기술을 기반으로 원전 2기를 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동브로프스키 CEO는 23일부터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원자력산업 국제회의(ICAPP)'에 해외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왔다. 그는 황주호 한수원 사장을 만났으며 원전 사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PGE는 13일 제팍과 퐁트누프 원전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 'PGE PAK 원자력에너지'를 세웠다. 한수원·PGE PAK과 함께 2차 합작법인을 세우고 새 원전 건설을 준비하는 세부 조사와 본 계약 등을 진행할 전망이다. 동브로프스키 CEO와 동행한 PGE PAK의 마치에이 스테츠 부사장은 "APR1400 기술로 가동하는 원전 2기를 지을 계획이며 첫 번째 원전은 2035년에 가동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 가지 변수는 한수원이 얼마나 투자를 할 것인가다. 동브로프스키 CEO는 "한국이 2차 합작회사 지분 최대 49%를 투자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한수원 측은 경제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브로프스키 CEO는 폴란드가 한국 원전 기술을 수입하는 이점을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①한수원은 "투자 경험이 많고 정해진 시간과 예산 안에서 틀림없이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안다"고 평가했다. ②에너지·산업 측면에서는 "폴란드가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로서 한국과 비슷하고 투자 파트너로서 좋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 ③한국을 "에너지 산업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이자 동맹"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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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첫 도입 폴란드..."민간 원전이지만 정부도 지원"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오른쪽) PGE CEO와 PGE-제팍 합작회사 'PGE PAK'의 마치에이 스테츠 부사장.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앞서 폴란드 정부는 '폴란드 에너지정책 2040' 실현을 위해 추진 중인 정부 주도 원전 건설 사업을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맡겼다. 한수원과 PGE, ZEPAK이 진행하는 원전은 이를 보조하는 두 번째 원전 프로젝트이자 민간 프로젝트다.

하지만 원전 도입 경험이 없는 폴란드 정부로서는 한수원과의 민간 프로젝트 역시 중요하다. 동브로스프키 CEO는 "폴란드 정부도 적극 돕고 있고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폴란드에서 원전 건설로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없냐는 질문에 그는 "한국이 많은 원전을 이미 보유,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폴란드에서도 환경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입증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ICAPP 2023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열린 국내 원자력 관련 대면 행사다. 주요국 원자력 발전 기업과 전문가는 물론, 폴란드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체코 등 한국의 수출 대상국도 참가해 원전 활용 가능성을 따져봤다.

경주=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