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마 투자'…주식·부동산 곳곳서 '경고음'

배규민 기자, 홍재영 기자, 김진석 기자 2023. 4. 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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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최근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에서 '묻지마 투자'에 대한 경고음이 강하게 들린다. 주식시장은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면서 지수하락에 따른 반대매매가 이뤄지고 또다시 지수가 하락하는 악순환에 대한 우려가 크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도 대형호재와 금리 안정세를 발판으로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수)가 다시 고개를 든다. 갭투자는 가격이 급락할 경우 매수자뿐 아니라 깡통전세로 인해 전세 피해까지 불러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용 잔고 20조 돌파…반대매매·시장 추가 하락 우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286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15조~16조원 안팎에서 머물다가 시장 반등세를 따라 오르기 시작해 지난 19일 20조원을 돌파했다.

주의할 점은 고점에 유입된 신용거래융자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투자한 경우 주가가 오르면 수익을 볼 수 있지만, 연일 하락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반대매매'에 노출될 수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신용융자금. 즉, 빚을 내서 투자한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청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수 하락으로 주식 가치 평가액이 담보 유지 비율(140%) 아래로 내려가면 전날 종가의 하한가로 강제 매도한다. 하한가로 주문이 들어가는 만큼 주가 하락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는 또다시 반대매매로 이어져 악순환이 우려된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천리,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세방 등이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제주반도체 등이 크게 내렸다. 해당 종목들은 신용거래 잔고비율 상위(20위권 내) 종목들로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대량 매도가 발생하자 빠르게 하락했다.

신용거래 잔고비율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어 CFD(차액결제거래)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발생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만일 CFD 계좌 반대매매가 원인이라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다른 신용거래 융자에 대해 반대매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위험성"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호재에 가격 급등·청약 열기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자해 만들 '반도체 메카 클러스터' 조성 발표 이후 용인시와 동탄신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KB부동산 월간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재 아파트의 전월 대비 매매가격 증감률은 0.14%를 기록해 9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인 710만㎡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3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단지 조성만으로 예상되는 직간접 생산유발효과만 700조원, 고용 유발 인원은 1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해당 지역인 처인구 뿐 아니라 용인시 전체와 인접한 동탄신도시도 같이 주목받으면서 부동산 하락장에서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남사읍에 위치한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 2단지' 전용 59㎡는 이달 3억7000만원 거래돼 전달(3억4000만원)보다 3000만원 올랐다. 5단지 전용 59㎡가 지난 2월 2억7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억원이 올랐다. 호가도 껑충 뛰어 5단지 전용 59㎡는 3억 후반대 물건 한두 개를 제외하면 4억원대부터 매물로 나와 있다.

용인에서는 처음으로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의 분양가가 12억원을 돌파했다. 다음 달 3일 1순위 청약받는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전용 84A㎡의 최고 분양가는 12억3500만이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휘경자이 데신시아'와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의 같은 평형 최고가가 각각 9억7600만원, 11억79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최대 2억5900만원이 더 비싸다.

관심은 주변 아파트로 확대했다. 인근 '삼거마을삼성래미안1차' 전용 84㎡는 현재 8억원대부터 매물이 있다. 해당지역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전세를 끼고 매입하겠다는 팀이 7곳이나 있었다"면서 "문의가 늘자 최근 집주인이 호가를 3000만원 올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가 들어서면 대규모의 일자리가 생겨 긍정적이지만, 장기 호재인 만큼 아파트 가격이 언제, 얼마만큼 오를지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갭투자는 가격 하락 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등 전세 피해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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