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 전세사기 2479가구…악성”

이종일 2023. 4. 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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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정부에 보증보험 의무가입 등 건의
전세피해지원센터서 국토부 장관에게 요구
"피해예방 위해 근저당집 전세 대출 제한해야"
유정복(오른쪽) 인천시장이 24일 인천시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열린 전세 사기 피해지원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미추홀구에서 속칭 ‘건축왕’ 등의 전세 사기 피해 가구가 2479호로 예상됐다. 인천시는 근저당이 설정된 집의 전세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허그(HUG) 보증보험 의무가입, 전세가율 인하, 전세 대출 제한 등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인천시는 24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방문한 인천시전세피해지원센터(부평구 소재)에서 대책회의를 하며 이같은 현황을 보고하고 주요 대책을 건의했다.

미추홀구 2479가구 피해 예상

최태안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은 “속칭 건축왕 등이 소유한 주택은 인천에서 3008호이고 미추홀구가 2523호로 83.8%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태조사 결과 미추홀구는 피해 예상 세대가 2479호이고 이 중 1523호에 대해 임의경매가 진행 중이다”며 “87호는 매각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인천시전세피해지원센터 연령별 이용자 현황에서 20~30대가 전체 피해자의 62%를 차지한다”며 “인천시는 지난 19일 전세 피해자 이자 지원, 이사비 지원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세 사기 사건이 불어진 뒤 허그 등의 법률상담, 심리상담 지원이 늘어나고 있는데 업무 일원화, 배분 등이 필요하다”며 “통합적인 데이터 관리체계, 시스템 공유가 돼야 한다”고 원희룡 장관에게 건의했다.

또 “미추홀구에 (사기 혐의자)남모씨가 소유한 2500여가구의 피해가 악성이다”며 “원인은 근저당에 있다. 이러한 피해는 일반적인 역전세난이나 깡통주택과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보증보험 의무가입 등 건의

최 국장은 “미추홀구의 피해 사례는 악성이다. 근저당 설정 피해는 대부분 이렇다. 보증보험 가입이 낮다”며 “근저당으로 인해 경매에 들어갈 수밖에 없고 낙찰률이 50~60%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우선변제금은 근저당 설정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4분에 1만 최우선변제 대상이다”며 “한 푼도 못받는 경우가 많다. 근저당이 설정돼 있으면 조직적인 사기가 개입된 경우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근저당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세가율을 낮춰주거나 허그가 보증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해야 한다”며 “청년은 수수료도 아깝다고 보증보험에 안드는 경우가 많다. 근저당 설정이 된 경우에는 전세가를 낮추거나 전세 대출을 제한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 “청년 정책이 필요하다. 전세 사기 피해자 중 사회초년생 상황을 봤더니 흙수저 출신이고 초기에 출발한 분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보증보험 수수료를 무료로 하거나 지원해줘야 한다”며 “위험성이 있는 전셋집에 들어가지 않게 저금리 대출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24일 인천시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 제공)
최 국장은 “이 부분은 미추홀구 청년 저출산 정책과도 연계돼 있다”며 “살기 막막한데 결혼할 수 있고. 가까이 접근해주면 청년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무탕감도 피해자들이 원하는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문제를 풀어가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에게 무엇이 가장 어려운지, 피해자들이 무엇을 가장 원하는가를 아는 것이다”며 “제도적인 문제는 정부가 풀어야 한다”며 말했다.

이어 “변제의 우선권 문제가 아주 중요하다”며 “사기 피해의 핵심적인 사항은 입주민들이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전세 보증금을 내고 들어왔다. 제도적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장관은 “국비지원 업무 일원화, 데이터 공유 시스템은 공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천만이 아니라 전국의 많은 지자체와 협업해 대응하겠다”며 “미추홀구 열악한 청년들의 입장을 공감하고 최대한 피해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표명했다.

또 “현재 사기로 피해를 당한 금액을 국가가 먼저 돌려주고 그게 회수가 되든 말든 국가가 떠안으려고 하면 사기 피해를 당한 금액은 국가가 우선 메워주기 때문에 전반적인 사기 범죄에 대해서 앞으로는 국가가 떠안을거라는 선례를 남길 수는 없는 건 아닌가”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국민이 안타까워하고 뭐든지 도와주고 싶으면서도 선을 넘으면 안 되는 것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종일 (apple2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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