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교민 철수 총력전···'미라클 작전 주역' 공중급유기도 투입

수송기 이어 이송작전에 추가
'탈출 플랜B' 구축함도 고려중
안보실장 방미 미루고 작전지휘

군이 수단 체류 국민을 안전하게 이송하기 위해 다목적 공중급유기 ‘시그너스’를 급파했다. 여객기를 개조한 시그너스는 항속거리가 1만 ㎞에 달해 중간 기착 없이 곧바로 한국으로 우리 교민들을 이송할 수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정부가 유혈 무력 충돌 사태가 발생한 수단 현지에서 우리 동포들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해 공군 수송기 ‘C-130J 슈퍼허큘리스’, 해군 ‘청해부대’를 보낸 데 이어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도 투입했다. 우선 수송기로 우리 교민들을 수단에서 안전한 제3국으로 이동하게 한 뒤 한국으로 데려오는 이송 작전에 공중급유기 등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시그너스는 원래 대형 여객기를 개량한 비행기여서 내부에 여객기 수준의 편안한 탑승 좌석도 갖췄고 항속 거리가 슈퍼허큘리스의 약 두 배에 달한다. 따라서 유사시 우리 교민들을 한국으로 편안하게 데려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공군 시그너스는 이날 수단 인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역 도시 제다 일대에 위치한 킹압둘아지즈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보다 앞서 우리나라를 출발했던 공군 슈퍼허큘리스는 22일 또 다른 수단 인접국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단 내 한국 교민 28명을 태운 버스는 24일 오후 9시 40분 우리측 군용기가 대기 중인 포트수단 국제공항에 진입했다.

21일 김해공항을 출발하는 공군 수송기 C-130J 슈퍼허큘리스. 사진 제공=국방부

시그너스는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됐을 당시 C-130J 2대와 함께 투입돼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와 가족 390여 명을 구출하는 ‘미라클 작전’을 수행했다. 미라클 작전 때 특별 기여자들은 아프간 카불공항에서 수송기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이동한 후 시그너스로 갈아타고 한국으로 왔다. 항속거리 500㎞인 C-130J편으로 수단에서 한국으로 오려면 중간에 기착해야 한다. 경유지로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 제다 등이 꼽힌다. 정부는 교민의 수단 탈출에 대한 ‘플랜B’도 고려하고 있다. 하르툼공항에서 수송기로 철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포트수단으로 이동한 뒤 이곳에서 청해부대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으로 홍해를 빠져나가는 방법이다.

대통령실도 수단 교민 구출 작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에 합류하지 않고 국내에서 구출 작전을 지휘한 뒤 교민들의 안전이 확보돼 상황이 마무리되면 뒤따라가기로 했다. 조 실장은 수단 사태와 관련해 가동 중인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를 24일에도 새벽부터 오후까지 수차례 열어 작전 상황 등을 점검했다.

권구찬 선임기자 chans@sedaily.com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