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귀국 … 손에는 '원자폭탄 아버지' 평전

위지혜(wee.jihae@mk.co.kr),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2023. 4. 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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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 "檢 소환땐 적극 응할것"
공항에 지지·반대 대거 몰려
누명 쓴 오펜하이머 평전
손에 든 의도 놓고 해석 분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송 전 대표가 손에 든 책은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American Prometheus)' 영어 원서다. 박형기 기자

송영길 전 더불민주당 대표가 24일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한 후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에게 "(검찰이)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 교수 자격으로 프랑스에 머물렀으며 오는 7월 4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송 전 대표는 "저로 인해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어려운 상황에 위중하게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런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 도착했으니까 상황을 좀 파악하겠다"면서 "제가 모르는 사안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치 제가 도피를 위해 파리에 있는 것처럼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파리 기자회견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출국할 때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학교와 공식 계약을 통해 갔던 것이고, 그런 식으로 저를 오해하시는 분이 있을까 봐 귀국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장에는 취재진과 유튜버, 지지자 등 300여 명이 몰렸고 '선당후사 송영길' '인천 시민께 사과하세요' 등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동안 "머리 숙여"라며 고함치는 목소리와 "송영길"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섞여 현장은 소란스러웠다.

앞서 23일 오후 5시 송 전 대표가 출국을 위해 샤를 드골 공항에 나타났을 때의 모습이 화제가 됐다. 송 전 대표는 짙은 네이비색 정장과 회색 머플러, 까만색 뿔테 등을 착용했다. 여기에 왼팔에 코트를 건 채 빨간색 표지의 책을 품에 안고 있었다. 이 책은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American Prometheus)' 영어 원서다. 오펜하이머는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이자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제조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다. 정치권 일각에선 송 전 대표가 자신이 오펜하이머처럼 누명을 썼으며 결국 그 누명을 벗을 것이란 의미로 이 책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위지혜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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