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착전 날아든 美 반도체 청구서
삼성·SK 대체공급 말라"
백악관, 中고립 동참 요구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 금지 조치를 시행해 자국 내에 반도체 부족 사태를 초래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대체 공급을 자제해달라고 미 백악관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의 제재로 미국 반도체 기업이 피해를 입는다면 한국 기업도 미국 편에 서달라는 일종의 '압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중 기술패권 전쟁에서 샌드위치 신세인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고민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최근 한국 대통령실에 "중국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맞서 미국 마이크론 칩 판매를 금지하면 한국의 중국 내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판매 확대로 중국 시장 공백을 메우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A5면
이는 중국 반도체 산업을 고립시키기 위해 한국 기업의 동참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논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 기간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 3월 말부터 중국 내 마이크론 판매 제품을 대상으로 인터넷 안보 위험 심사에 착수했다. 사실상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항하는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3위 기업이다. 작년 매출액 308억달러 가운데 25%를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거둬들였다.
미국은 중국이 마이크론 제재를 미국 정책 압박의 도구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국 정부와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FT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안보 측면에서 중국과 맞서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지만 동맹국에 미국 기업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동맹국을 겨냥한 어떠한 중국의 경제적 강압 조치에도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동맹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따르더라도 경제안보 측면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작년 10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서 1년 유예 조치를 받았고 추가 연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근거한 보조금 혜택을 받을 경우 10년간 중국 내 첨단 반도체 공장의 5%까지만 증설 가능한 가드레일(안전장치)도 적용받게 된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 서울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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