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먹고 자고, 덜 꾸미고 놀면.. "살만해질까?"
생활서비스 77개 품목 중 70개 상승
"한 번 오르면 내려가는 건 더뎌" 특징
유가 변동, 전기·가스비 인상 등 '변수'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돌아다닐 자유가 늘어난 것은 좋은데 씀씀이 부담이 꽤 커졌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물가 오름세는 사그라들 기미가 없는 탓입니다.
지난달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상승률이 4.6%로 소비자물가 상승 수준(4.2%)을 웃돌고 지난해 가장 높았던 10월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격이 오른 품목만 해도 전체 대상 77개 가운데 70개로 작년보다 많은 '역대급'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호텔 숙박료나, 미용실, 골프장, 노래방 요금 등 '먹고', '자고', '꾸미는' 모든 서비스 요금들이 줄줄이 올랐습니다.
이것저것 아껴볼까도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 개인서비스 물가 특성상 당분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가계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 개인서비스물가 상승 '계속'.. 소비자물가 둔화 '대조적'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서비스물가는 전년대비 5.8% 올랐습니다.
지난 1월 5.9%를 기록했던 해당 물가 상승률은 2월 5.7%로 다소 주춤하듯 싶더니 한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습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전년보다 0.6%포인트(p) 내려간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국제 유가가 다소 안정세를 바라보자 석유류 물가가 14.2% 하락해 전체 물가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외식물가 7.4% 올라.. 고물가 부담 등 여파
개인서비스 물가 중에 외식물가가 1년 전보다 7.4%로 소비자물가(4.2%)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품목별 보험서비스가 12.2%, 구내식당비(6.9%), 생선회(외식, 7.2%), 공동주택관리비(4.3%) 등이 줄줄이 올랐고, 역시나 소비자물가 수준 폭을 넘어섭니다.
전체 물가상승률에서 개인서비스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1.8%p로 전체 항목 중 가장 높았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28.4%나 오른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물가 기여도(0.9%p)보다 2배 많은 수준으로 그간 고물가에 따른 누적된 원가 부담 등으로 외식서비스 가격 위주로 오름세가 지속된게 주요인으로 풀이됩니다.
■ 각종 생활서비스 요금 줄상승.. 씀씀이 위축 불가피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상승률 오름세도 역대급으로 오르면서 4.6%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가장 높았던 10월과 같았는데 가격이 오른 품목만 해도 77개 중 70개로 작년보다 많아 기록적인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6월(4.2%)부터 4%대 상승률을 기록하기 시작한게 10월 4.6%로 정점을 기록한 후 올해 1월까지 4.5%를 유지했습니다.
지난 2월 0.1%p 소폭 낮아졌지만, 다시 지난달 0.2%p 오르면 지난해 가장 높았던 수준과 같은 대열에 올랐습니다.
■ 이동 범위 확대.. 호텔숙박, 해외단체여행 등 상승 폭 커
가격이 오른 품목은 더 많아졌습니다.
세탁료와 미용료, 각종 학원비까지 77개 항목으로 구성된 물가 품목 가운데 70개가 올라, 가격이 오른 품목이 91%로, 지난 10월 67개(87%)보다 3개 많았습니다.
지난해 전체 기간을 통틀어, 또 동일 조사 품목과 개수로 결과를 내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로 가장 많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호텔숙박료 오름 폭은 가장 컸습니다. 13.7%로, 이어 목욕료와 해외 단체여행비가 각각 13.6%, 12.8% 상승했고 노래방·골프장도 6.1%, 6.0%씩 올랐습니다.
이 역시 지역으로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주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숙박료와 해외 등 단체여행, 국내 관광 비용이 모두 올랐습니다.
노래방 이용료는 15.5%로 전국 수준을 2배 이상 웃돌 정도입니다.
일상회복에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해외 등 바깥 나들이가 늘고 여가 활동에 나서지만 높은 물가 등이 맞물리면서 고스란히 소비 부담을 떠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세탁요금 제주 1만1,000원 "전국 최고"
이 같은 물가오름세는 실제 시장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더 체감도가 높아집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성인 기준 일반 대중탕 이용료가 9,615원으로 지난해보다 18.0% 올랐습니다.
또 세탁소에 신사복 드라이 클리닝비(상하의 한 벌 기준)가 8,692원으로 16.5%에 이릅니다.
2군데 지자체는 이미 1만 원을 넘어 제주가 1만1,000원으로 가장 높습니다. 전년(9,750원)보다 12.8% 올랐습니다. 이어 강원 순입니다.
미용실 여성 커트비는 2만1,308원으로 전년 대비 7.4%p 오르면서 이미 2만 원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미용실 요금은 서울 등 4군데 지자체가 2만 원을 웃돕니다.
■ '역주행' 서비스물가 왜?
이 같은 가파른 서비스물가 추이는, 둔화세인 소비자물가 흐름과는 대조적인 양상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올 들어선 1월 5.2%, 2월 4.8%, 지난달 4.2%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차이는 서비스 물가가 갖는 '하방경직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나 곡물가 등의 영향을 받아 등락 폭이 두드러지는 석유나 농산물 등과는 달리, 서비스물가는 한 번 상승하면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는게 특징"이라면서 "올 초 에너지가 하락과 원자재가 안정으로 소비자물가가 둔화된 반면 서비스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게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전기·가스비 등 상승 변수.. 고물가 장기화 우려 '가중'
더구나 이 같은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될 우려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최근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조치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여 석유류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데다, 전기와 가스 요금 인상 가능성이 상존하는 등 물가 상승 압박 요인들이 산적한 탓입니다.
이럴 경우 높게는 4~5%대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여기에 전기·가스요금 인상 가능성도 물가 상승 폭을 키울 주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나 전기·가스비는 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다, 연관된 서비스 등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다방면의 직·간접 물가 상승 압력을 더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말 정부는 고물가 우려와 국민 부담 등을 감안해 추가 요금 인상 결정을 보류했지만 2분기 내 소폭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속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여러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해 재차 물가가 상승 흐름을 탈 경우,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등 여러 변수를 촉발할 수 있다"면서 "결국 다시 고물가와 고금리 현상이 맞물려 소비 위축이란 악순환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서비스물가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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