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송영길···“피하지 않겠다”면서도 계획은 “검찰에 달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4일 귀국했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저로 인해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검찰이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모르는 상황이 많다. 상황을 파악하겠다”며 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검찰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4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탈당 및 귀국 의사를 밝혔고 다음날 항공편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해 말부터 파리 그랑제콜(파리경영대학원) 방문연구교수 자격으로 프랑스에 머물러 온 송 전 대표는 민주당이 지난 17일 귀국을 요청하자 약 일주일 뒤 입장을 내고 귀국길에 올랐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당대표로 뽑힌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그의 측근들이 현직 의원 등 수십명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송 전 대표가 인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 들어서자 지지자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취재진뿐 아니라 좌·우파 성향 정치 유튜버 등 300여명이 출국장에 몰렸다고 한다. 송 전 대표가 2021년 20대 대선을 지휘할 때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김영진 의원과 송 전 대표와 의원시절 함께한 보좌진 등이 현장에서 송 전 대표를 맞았다.
김 의원 외에 다른 민주당 현직 의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송 전 대표 측으로부터 2021년 전당대회 때 금품을 받았다는 의심을 사는 의원들의 이름이 수십명 거론되고, 송 대표와 가까운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상황과 무관치 않은 듯했다.
송 전 대표는 취재진 앞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모든 책임을 제가 지겠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저로 인해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검찰은 주위 사람들 불러서 주변을 돌기보다는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제가 귀국한 이유는 제가 도피해서 파리에 있는(있던)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 봉투 문제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이제 (한국에) 도착했으니 상황을 파악하겠다. 제가 모르는 상황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파리 기자회견에서 “(2021년) 4월18일부터는 후보 등록 이후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다닐 때였다”며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구체적인 검찰 수사 대응에 대해서는 “검찰에 달려있다”고만 말했다.
자금 조달책으로 지목한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일단 기각됐고, 금품을 주고 받은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검찰이 당 대표 경선 당시 캠프 최고 책임자인 송 대표를 소환조사하기 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송 전 대표가 검찰 및 당에 진상을 알리고 상황 수습에 도움을 줘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당 밖은 물론 내부에서도 본인 선거와 관련된 돈 봉투 문제를 “몰랐다”고만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부터 정계은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정치생명이 걸린 돈 봉투 의혹에 송 전 대표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인천공항 |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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