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국내 양극재·R&D에 또 1조 투자
6천억 들여 '하이니켈' 양극재
SK온,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2025년까지 4700억원 투자
차세대 배터리·품질관리 강화
전 세계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한국 배터리업계가 국내 투자를 강화하고 나섰다. 글로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양극재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연구개발(R&D)과 품질 강화를 위한 투자 계획도 내놨다.
24일 포스코퓨처엠은 이사회를 열고 2025년까지 6148억원을 투자해 포항에 4만6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짓는 공장에서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을 원료로 만든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한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니켈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인 양극재다.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높이고, 수명도 늘린 것이 특징이다. 고성능 전기차에 많이 사용되며 최근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번 증설 결정으로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증설을 포함해 포항에만 10만6000t의 양극재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 포스코퓨처엠이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만든 캐나다 퀘벡주의 얼티엄캠 3만t,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만든 중국 저장성의 3만t을 합하면 글로벌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5년 27만1000t에 달하게 된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이번 양극재 공장 투자 외에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라며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34만5000t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배터리 생산 업체인 SK온은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2025년까지 47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구원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와 글로벌 품질관리센터(G-VC)도 신설한다.
SK온은 기존 대전 배터리연구원 용지 내에 연구시설을 증축하고, 내년까지 각형·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미래 기술을 위한 연구 설비를 대폭 증설할 계획이다.
SK온은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내년 상반기까지 완공하고,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개발을 추진한다. SK온 관계자는 "2024년 하반기에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8년에는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품질 제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북미·유럽에 이어 한국에도 글로벌 품질관리센터를 구축한다. SK온은 품질센터에서 제품을 자체 평가하고 도출된 개선점을 생산 과정에 적시에 반영해 생산품 중 양품 비율(수율)을 관리할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과 SK온의 국내 투자는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국내 기반이 먼저라는 내부 의견이 나왔기 때문에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기업과 배터리 소재업계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보조금)를 위해 공격적인 북미 투자를 이어왔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 역량도 중요하다"며 "배터리 관련 R&D와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그 노하우를 북미에까지 확산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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