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검열에 자본 이탈까지…위축되는 中미디어산업

김겨레 2023. 4. 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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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디어 산업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중국 당국의 검열, 민간 자본 이탈까지 겹쳐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는 "위비디오의 운명은 중국 미디어 산업에 조종을 울린 것"이라며 "지난 몇 년 동안 강화된 검열과 자본 이탈 속에서 중국 미디어가 빠르게 침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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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보-텐센트 합작벤처 '위비디오' 종료
SCMP "제로 코로나 이후 당국 검열 심화"
민간 자본, 미디어 산업 진입 꺼리고 광고↓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미디어 산업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중국 당국의 검열, 민간 자본 이탈까지 겹쳐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1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한 주민이 신문을 읽고 있다. (사진=AFP)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영 일간지 신경보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가 6년간 운영해온 ‘위비디오(Wevideo)’ 합작 사업을 종료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신경보가 위비디오 관리를 중국 관영 매체로 넘기는 구조조정의 일환이지만, 직접적인 이유는 텐센트의 투자 철회로 경영이 악화되면서다..

SCMP는 “위비디오의 운명은 중국 미디어 산업에 조종을 울린 것”이라며 “지난 몇 년 동안 강화된 검열과 자본 이탈 속에서 중국 미디어가 빠르게 침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기업들이 중국 미디어 산업에서 투자를 철회하고 나선 것은 당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검열이 심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당국의 검열 압박이 심해지자 자본이 미디어 산업에 진입하기를 꺼리고 결국 광고 수익이 줄어들었다. 살아 남기 위해 미디어가 중국 당국의 지원에 의존하다 보니 공산당의 선전 도구로 사용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이 직접 감독하는 관영 언론과 달리 소셜미디어나 뉴스 앱에서 콘텐츠를 유통하는 온라인 매체는 당국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당국이 정한 선을 넘으면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영구 정지될 위험에 처하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자들의 자기검열은 더 심해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실제 최근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사망했지만 중국 언론들은 8시간 동안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관련 내용은 삭제됐다.

릴리안 양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한 전직 기자는 2017년 베이징 외곽에서 불이 났을 당시에는 몇분만에 화재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으며 그녀를 포함한 여러 기자들이 화재 현장에 파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2년 동안 당국의 압력이 커졌다면서 “(제작자들은) 검열이라는 천장에 닿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항상 천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길 원하지만 중요한 건 천장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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