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에 의문의 여성이 건넨 쪽지... ‘자등명법등명’ 무슨 뜻?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귀국 과정에서 한 여성에게 전달받은 쪽지. /MBN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인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프랑스에서 조기 귀국했다. 이날 공항에는 송 전 대표의 지지자와 반대자로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한 여성이 건넨 쪽지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장면은 송 전 대표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입국심사를 마치고 수하물 수취대에서 대기하던 중 나왔다. 영상을 보면 송 전 대표가 일부 취재진과 손에 든 책에 대해 대화하던 중 한 여성이 다가와 “의원님 안녕하십니까”라며 말을 건다. 옆에 있던 경호원들이 제지하자 여성은 “메시지를 보여드리고 싶다. 제가 프린트해 온 건데 드려도 되겠냐”고 묻는다.

송 전 대표가 한 여성에게 '자등명법등명'이라고 쓰인 쪽지를 건네 받는 모습. /MBN

송 전 대표는 “뜻만 설명해 달라”고 말하다가 여성이 건넨 A4 용지 크기의 쪽지를 받아들었다. 카메라에 포착된 쪽지에는 검은색 큰 글씨로 ‘자등명법등명’이라고 쓰여 있다.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은 불교 설법 중 하나로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남을 의지처로 하지 말 것이며 법을 등불로 여기고 의지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한편 이날 공항은 취재진뿐 아니라 송 전 대표 지지자와 반대자 200여 명이 엉켜 혼잡했다. 송 전 대표가 입국장을 나와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송영길”을 큰 소리로 연호했고 ‘우리는 민주당 동지’ ‘믿는다 송영길’ ‘선당후사 송영길’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곳곳에 보였다. 반면 한쪽에서는 “송영길을 구속하라”는 고성이 들렸다. 또 ‘인천시민에게 사과하라’고 적힌 현수막도 있었다.

송 전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귀국하며 든 책은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American Prometheus)’ 영어 원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

송 전 대표는 취재진 앞에 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이제 (한국에) 도착했으니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귀국한 이유도 마치 제가 뭘 도피해서 파리에 있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출국할 때는 아무 문제 없이 학교와 공식 계약을 통해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교수 자격으로 프랑스에 머물러 왔다. 애초 오는 7월 4일 귀국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의혹으로 일정을 앞당겼다. 지난 22일(현지시각)에는 프랑스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돈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