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쿠팡 겨눈 택배노조…CLS에 노조 출범
사측은 "근거없는 가짜뉴스
분류 전담인력 배치" 반박
쿠팡의 물류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산하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24일 유통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택배노조 산하 '쿠팡택배 지회'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장지동 서울1센터와 용인·김포 배송캠프 등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창립대회를 열었다. CLS 지회는 CJ대한통운, 우체국, 롯데, 한진, 로젠에 이어 6번째 택배노조 지회다. CLS지회는 이날 창립 선언문에서 "쿠팡은 분류 작업 전가는 물론 프레시백 회수 업무 강요 등 부당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 고용보험 가입 등을 요구했다.
이날 CLS는 "민노총이 노조 세력 확장을 위해 가짜뉴스와 불법 선동으로 고객과 성실하게 일하는 택배기사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며 노조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배달 업무 외에 하루 평균 133분의 분류 작업을 택배기사들에게 떠넘기고, 프레시백 세척 업무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CLS는 "쿠팡은 업계 최초로 수천 명의 분류 전담 인력을 운영해왔고, 프레시백은 전문 설비와 인력으로 별도 세척 과정을 거친다"고 밝혔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2015년부터 분류 전담 인력 제도를 시행해 왔으며 분류 전담 인력은 전국적으로 50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시백 세척의 경우 노조 주장과 달리 로켓프레시 도입 초기부터 배송원은 수거만 담당할 뿐 세척 전담 인력이 별도 세척 기기를 통해 공정을 진행해 왔다는 설명이다.
CLS 지난 20일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주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당시 대책위는 택배기사(퀵플렉서) 2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동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택배기사들이 주당 평균 5.9일, 하루 평균 9.7시간 일하며 과로에 시달리고 있고, 10명 중 3명꼴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CLS 소속 택배기사들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5~50시간으로 택배기사 관련 사회적 합의(하루 12시간, 주 60시간 초과 금지)보다 훨씬 적다.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는 택배 대리점과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만큼 산재·고용보험 등은 CLS가 아닌 영업점에서 관리하는 사항이라는 지적이다.
택배업계에서는 택배 노조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지난해 CJ대한통운 파업 사태 이후 명분을 잃은 택배 노조가 CLS 노조 조직화를 추진하며 재기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택배 노조는 최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쿠팡 조직화로 산별노조 완성하자'라는 플래카드를 현장에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CJ대한통운 불법 점거 사태와 관련해 검찰 기소가 임박한 상황에서 택배 노조 간부 출신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입성하자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급하게 진행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해 12월 19일 진경호 위원장 등 택배노조 조합원 77명을 폭력행위처벌법상 건조물침입·재물손괴·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CLS 택배기사의 월 소득은 584만원으로 통계청이 2021년 기준으로 조사해 발표한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체의 월평균 소득(196만원)은 물론 일반 임금근로자 소득(월 319만1000원)보다 훨씬 높다"며 "노조가 집계한 택배기사들의 근로시간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국내 자영업자의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CLS는 택배노조가 고객을 볼모로 불법행위를 이어가면 법적 조치 등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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