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빨리 귀국한 宋…'정계은퇴' 질문에 답없이 공항 빠져나가
檢 소환 대비 매진할 듯…"상황 파악 중, 책임 있게 문제해결"
(서울=뉴스1) 전민 강수련 기자 =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이던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 당내 거센 귀국 촉구 목소리에 예정보다 약 3개월 이르게 귀국했다. 검찰의 소환이 예견된 수순인 만큼 송 전 대표는 향후 사건 파악에 주력하면서 검찰 수사에 주력할 전망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사과와 함께 조기 귀국을 공식 요청한 지 일주일만이다.
입국 직후 취재진 앞에 선 송 전 대표는 "서민경제가 어렵고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민주당이 해야할 일이 많은데, 이런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어떤 일을 당해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1년 전당대회 송 전 대표 캠프 내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송 전 대표 소환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우선 금품 공여자 조사와 신병 처리 여부가 결정되면 송 전 대표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금품 공여자들을 대상으로 송 전 대표가 금품 살포에 관여했는지 또는 관련 내용을 보고받거나 지시했는지 조사한 뒤 송 전 대표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전망이다.
송 전 대표 역시 검찰 소환 대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을 모른다는 입장이 변함없는지' 묻는 기자 질문에 "이제 도착했으니까, 제가 모르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상황을 좀 파악했다"며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저로 인해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검찰에 달려있다"고 짧게 답했다. 입국 과정에서 변호사 선임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송 전 대표는 "가서 좀 알아보겠다"고 했다.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선언한 송 전 대표의 정치생명도 일생일대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의 정계은퇴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송 전 대표가 직접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가 정계은퇴 선언을 해야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당연하다. 이렇게 해 놓고 뭘 더 미련을 가진들 가능하겠나"라며 "구질구질하면 사람만 더 추하게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송 전 대표가 법적으로 변호사다 보니 법적인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며 "검찰의 녹취록 공세 속 굉장히 험난한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정계 은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수사를 야당탄압으로 보는가', '당내에서 정계은퇴 주장도 나온다' 등의 질문엔 답하지 않은 채 공항을 빠져 나갔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송 전 대표의 입국을 두고 "개선장군이 입국하는 듯한 모양새"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 전 대표는 '어떤 일 당해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겠다. 검찰이 오늘이라도 소환하면 응하겠다'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며 "봉투남 송영길 개선장군인 줄 아시나"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진흙탕으로 만든 죄, 그도 모자라 국민을 기만하고 반성하지 않는 죄, 결코 가볍지 않다"며 "어설픈 정쟁이나 정략의 꼼수일랑 그만두고 진솔한 반성과 제대로 된 수사협조로 한때 여당이었던, 그리고 지금의 제1야당으로서 국민께 대한 최소한의 도의를 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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