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생산국’ 스페인 극심한 가뭄에 올리브유 가격 11개월간 60% 급등

스페인산 올리브유 가격이 사상 최고를 기록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ILE PHOTO: Olive trees stand in a grove in Porcuna, southern Spain October 15, 2019. REUTERS/Marcelo del Pozo/File Photo

스페인은 전세계 올리브유 생산의 약 절반을 감당한다. 그런데 지난해에 이어 현재까지 가뭄이 이어지면서 작황이 나빠져 가격이 치솟은 것. 지난해 유럽 전역을 덮친 극심한 가뭄으로 올리브유 가격은 작년 6월 이후 11개월 동안 60% 가까이 급등, 킬로그램당 약 5.4유로(약 7904원)까지 올랐다.

네덜란드 금융서비스 기업인 라보뱅크의 곡물 및 유지종자 분석가인 비토 마르티넬리는 “업계에서 20년 동안 이런 가격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대 올리브 오일 생산국 스페인의 경우 지난 12개월 동안 연간 공급량은 약 78만 톤, 약 절반으로 줄어들 만큼 타격이 특히 컸다.

스페인의 가뭄이 길어지면서 올해도 생산량이 반등하지 못하리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월은 스페인에서 온도나 건조도 모두에서 금세기 들어 두 번째였다. 4월도 사상 최고로 건조한 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스페인 기상청은 4월 첫 17일 동안 전국 절반 이상에 “단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다른 지중해 국가들의 작황도 좋지 않다는 것.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데이터 분석 회사 센트로 스터디 디불가는 2022년이 1800년 이후 이탈리아에서 가장 건조한 해였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리브유 가격이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다른 식용 기름 가격이 오른 것 역시 올리브유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우크라이나는 해바라기씨유의 주요 생산국이다.

올리브유 가격 급등으로 최상급 올리브와 올리브유 도난 사건도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달 스페인 경찰은 마드리드 인근에서 올리브유 6000ℓ와 올리브 1만7500㎏을 훔쳐간 일당 16명을 검거하고 도난당한 물건을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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