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 삼성전자"… 외국인 올 들어 7.2조 쓸어담아

김금이 기자(gold2@mk.co.kr),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4. 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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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순매수 11년만에 최대
삼성SDI·현대차 등 집중 매수
넉달새 20~40% 수익 올려
기관 순매수 1위 SK하이닉스

올 초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 대한 실적 반등을 기대하며 국내 증시에서 넉 달 만에 7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본격적인 1분기 실적발표와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지만 한동안 외국인의 대형주 쇼핑이 이어지며 하단을 지지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4월 21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7조654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매수 우위를 보인 데 이어 2012년 같은 기간(10조3512억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7조1947억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종목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순매수 금액 중 삼성전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반도체라는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올해 업황 바닥에 따른 턴어라운드(실적 반등) 기대감이 크고 하반기에서 내년쯤이면 달러당 원화값 하락세도 진정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다음으로 삼성SDI 현대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아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엔지니어링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순이었다. 반도체 자동차 방위산업 2차전지 엔터주 등 경기 둔화 속에서도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대형주 위주로 사들이는 모습이다. 해당 종목은 올해 20~40%대 높은 수익률을 내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한편 올 초부터 급등세를 보였던 에코프로그룹주 등 2차전지 관련주가 최근 차익실현 물량 출회로 하락하며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경기 회복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형주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 하단을 지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동안 기관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사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2조4918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SK하이닉스를 352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이 메모리 반도체 업체 가운데에서도 삼성전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5009억원어치 사들여 전체 순매수 금액 1위를 차지했고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395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증권사만 7곳에 달했다.

인위적 감산 발표에 따른 업황 반등 관측이 목표가를 올려 잡은 근거로 제시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5000원에서 8만3400원으로 높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 확대 발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는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 판단된다"며 "역사적으로 삼성전자 주가와 동행한 경기선행지표 중 일부는 이미 반등세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순수 메모리 업체인 SK하이닉스 목표가를 상향한 증권사는 이달 들어 IBK투자증권 한 곳에 그쳤다. 오는 26일 SK하이닉스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영업적자 규모만 3조7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올해 안에 메모리 반도체 재고 소진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하면서도 감산 효과에 따른 주가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짚었다.

[김금이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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