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용 300만원 주겠다" 서울시, 사회초년생 울린 전세사기 조사
최근 다양한 유형의 전세 사기 피해사례가 드러나면서 서울시가 공인중개사무소 대상 현장 지도·단속을 꾸준히 시행하는 한편 새로운 서비스 시행 등 예방책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1분기 합동 조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적발하고 이에 대한 수사 의뢰와 업무 정지 등 엄정한 대처에 나서는 한편 전월세 계약을 망설이는 예비 세입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상담도 지원한다.
시는 지난 1~3월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25개 자치구와 합동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격증 대여 ▲거래계약서 작성위반 ▲고용인 미신고 등 불법행위 72건을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금지행위 위반과 자격증 대여, 무자격자 광고 등 4건의 일탈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거래계약서 작성위반, 고용인 미신고,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위반 등 11건은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중개대상물 표시광고 위반과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부적정 등 18건에 대해선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경미한 사안 39건에 대해선 현장 계도 조치를 취했다.
시는 깡통전세 피해 사례를 제보받아 집중수사한 결과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6명과 중개보조원 4명 총 10명을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형사입건했다. 민생침해범죄신고센터에 접수된 깡통전세 관련 제보를 살펴보면 범행은 주로 시세를 알기 어려운 신축빌라의 가격을 부풀려 전세계약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등이 깡통전세 위험이 큰 줄 알면서도 성과보수 등을 노리고 불법 중개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세사기 피해자는 대부분 대학 신입생과 취업준비생 등 부동산 계약 경험이 미숙한 청년층에 집중돼 있음이 드러났다. 범행수법 또한 갈수록 교묘해져 부동산컨설팅 업자 등이 개입한 사례도 확인됐다.
시는 국토부와 합동으로 전세사기 의심 공인중개사 특별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면서 오는 5월31일까지 공인중개사의 위법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2021년부터 지난해 사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사고 리스트 중 사고 물건의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무소를 분류하고 이를 악성임대인 리스트와 대조한 뒤 악성임대인 소유 주택을 2회 이상 중개한 공인중개사와 해당 물건을 대상으로 집중 점검을 진행 중이다.
잇따르는 전세사기에 사회초년생들을 노리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시는 가상공간에서의 '부동산 계약 체험하기' 서비스를 제작하고 있다. 서비스는 '메타버스 서울'을 통해 3분기 내에 공개될 예정이다. '부동산 계약 체험하기' 는 부동산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명확하고 신뢰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가상세계에서 부동산 계약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각 단계별로 시뮬레이션을 구축한 서비스다. 가계약 송금 전 유의사항 등 각 단계별 확인사항 및 미확인에 따라 발생 될 수 있는 피해사례도 함께 안내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 2월 개소한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경험이 풍부한 공인중개사와의 상담 서비스도 제공 중에 있다. 본격적인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전세가격 적정여부와 계약서 작성법 등에 대한 안내를 체계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에는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해 무료 상담을 지원해주고 있으며 전세 피해자에 대한 지원, 예방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시는 부동산 불법행위 수사 시 시민의 제보가 결정적인 만큼 관련 범죄행위를 발견하거나 피해를 본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제보해줄 것을 당부했다. 시민 누구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시 누리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동산 불법행위를 신고할 수 있으며 제보자는 '서울시 공익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심의를 거쳐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수차례의 점검 활동을 통해 업자들이 얽힌 조직적 피해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불법중개행위 근절을 위한 철저한 점검과 단속을 지속적으로 병행해 투명한 부동산 거래 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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