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싹’ 술 취한 아내 깨우려 때렸다가…살인 누명 벗었다

홍수현 2023. 4. 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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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아내를 부축하다 살인자로 내몰린 남편이 14개월만에 누명을 벗었다.

남편이 술에 취한 아내를 깨우고 옮기는 과정에서 몇 차례 때린 것이 살인 정황으로 포착 돼 긴급체포됐으나 보완 수사 끝에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피의자로 지목된 남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했고, 중학생 아들과 집까지 옮기려고 했지만 힘에 부쳤다"며 "아내를 깨우려고 배와 머리를 몇 차례 때렸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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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아내 옮기는 과정서 몇 차례 때려
아내 사망하며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
아내 사인 '급성 알코올 중독'나오며 반전
검찰 "우연에 우연 겹친 비극…고의 아니다"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술 취한 아내를 부축하다 살인자로 내몰린 남편이 14개월만에 누명을 벗었다. 남편이 술에 취한 아내를 깨우고 옮기는 과정에서 몇 차례 때린 것이 살인 정황으로 포착 돼 긴급체포됐으나 보완 수사 끝에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사진=게티 이미지)
24일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6일 경북 상주시 한 병원에 옮겨진 40대 여성이 사망 판정을 받았다.

피의자로 지목된 남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했고, 중학생 아들과 집까지 옮기려고 했지만 힘에 부쳤다”며 “아내를 깨우려고 배와 머리를 몇 차례 때렸다”고 진술했다.

A씨는 폭행치사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아내 폭행 사망 사건으로 일단락되는가 싶었던 사건은 사망 하루 만에 뒤집혔다.

예비 부검 결과에서 ‘사망에 이를 만한 외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소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내의 최종 부검 소견은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판명됐다.

아내가 술을 많이 마신 건 아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한 게 직접적인 사망의 이유였다.

경찰은 A씨를 석방하면서 같은 해 5월 그를 유기치사 기소 의견 혐의로 송치했다. A씨가 아내를 바로 병원으로 옮겼더라면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찰 측 판단이다.

(사진=연합뉴스)
검사는 “유기의 고의와 사망 예견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 있다”며 보완 수사를 경찰에 요구했다. A씨에게 유기치사죄를 적용하려면 유기죄가 먼저 성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유기치사 혐의는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하며, 상해 혐의만 송치했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검찰은 피의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사망으로 인해 제일 충격받을 사람이 피의자”라며 “고의성 인정이 어렵다고 봤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망사건은 우연에 우연이 겹쳐 발생한 비극이다. 수사가 빨리 종결되지 않으면서 한 가정이 피해를 입었던 만큼, 방치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심리지원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홍수현 (soo0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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