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돈봉투 질문받자 “김현아는 어찌 돼가나”... 또 물타기 작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의혹 관련 질문을 기자들로부터 받자, 답변 대신 불쑥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 얘기를 꺼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 전 의원 사건을 부각시키며 ‘물귀신 작전’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발언은 이날 민주당에서 여러번 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 회의를 마친 뒤 밖으로 나오다가 기자들과 만났다. 기자들은 ‘송 전 대표를 만날 계획이 있는가’,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어떻게 봤는가’,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도 출당 내지 탈당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 등을 쏟아냈다.
질문을 들으며 걸어가던 이재명 대표는 돌연 “(국민의힘) 김현아 (전)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몰라요?”라고 기자들에게 물었다.
이후 이재명 대표는 송영길 전 대표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고 “지금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데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중국‧러시아를 계속적으로 자극해서 경제에는 타격이, 안보에는 위기가 오지 않을까 매우 걱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당 최고위 회의를 통해 김현아 전 의원 사건을 언급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민주당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스스로를 되돌아보길 바라겠다”며 “김현아 (전) 의원이 고양시에서 공천을 미끼로 돈 봉투를 주고 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돈을 요구하는 내용이 녹음이 된 녹취가 있다고 한다”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박순자 (전) 의원이 공천을 미끼로 돈 봉투를 요구했던 내용, 하영제 의원이 공천을 미끼로 돈 봉투를 요구했던 내용, 국민의힘이 이에 대해서 어떻게 하는지 보겠다”며 “당장 조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한다”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최근 김현아 전 의원이 ‘공천 뇌물’ 수사를 받고 있음이 드러났다. 박순자 전 의원, 하영제 의원에 이은 김현아 전 의원 수사는 국민의힘에서 여전히 공천을 대가로 뇌물이 오가고 있음을 의심하게 한다”며 “그러나 이들을 국민의힘이 징계했다는 말도, 국민에게 사과했다는 말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권칠승 대변인은 “김기현 대표는 국민의힘 내에 퍼진 ‘공천 뇌물’ 냄새부터 맡아보길 바란다”며 “국민의힘 내에 뇌물에 오염된 공천 장사가 더는 없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서 엄중하게 징계해야 한다. 책임 있는 여당의 대표라면 두 사안에 대해서 분명하게 책임을 묻고 국민 앞에 사과하시라”고 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21일 김현아 전 의원이 불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금한 뒤,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선거용 자금으로 쓰거나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데 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김현아 전 의원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정치자금을 불법적으로 모금한 적이 없다. 기사에서 주장하는 정치자금은 당원 모임에 참여한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걷은 모임의 운영 회비로, 정치자금이 아님을 이미 경찰에 소명했다”며 “저는 현금이 담긴 돈 봉투를 직접 요구한 적도, 돈 봉투를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김현아 전 의원은 “민주당 돈봉투 사건을 희석하려는 정치적 음모에 의한 악의적인 기사가 아니길 바란다”며 “추후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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