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출국날까지 외교 발목 잡는 민주, 정쟁은 국경 안에서 멈춰야
윤석열 대통령이 12년 만의 미국 국빈방문을 떠나는 날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처럼 덕담을 했다. 24일 당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당당하고 유능한 실용외교, 국익외교를 펼쳐달라"고 했다. 요사이 연일 이 대표와 민주당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에 신랄한 비판을 퍼부으며 중국·러시아 대변인처럼 굴었던 황당 행보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런데 딱 여기까지만 했으면 됐는데 덕담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불필요한 사족을 붙였다. "혹독한 실패로 끝난 일본 퍼주기 외교를 반면교사 삼으라"고 했다. 현 정부는 전 정권이 파국으로 몰아간 한일관계 정상화 물꼬를 텄다. 덕분에 12년 만의 셔틀외교 재개도 초읽기에 들어갔는데 도대체 뭘 퍼줬다며 시비를 거는 건지 이해 불가다.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으로 외교전에 나서면 안 된다", "한 쪽에 기대고 다른 쪽과 적대하면 경제는 폭망, 안보는 위기"라는 글도 올렸다. 철저한 피아 구분을 통해 내 편이 아니면 적으로 국민을 갈라친 민주당의 대표가 할 말은 아닌 듯하다. 무엇보다 '미국 쪽에 너무 붙어 중국을 화나게 하지 말라'는 주문처럼도 들리는데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북핵 해결에 필요하고,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중국을 적으로 만들 하등의 이유가 없다. 우리를 속국 다루듯 하대하고 비우호적 갑질을 하는 건 오만방자한 중국이다. 우리 정부를 타박하는 대신 중국의 무례를 지적하는 게 정상이다. 한국산 155㎜ 포탄을 미국에 대여한 걸 가지고 "안보를 팔아 위기를 사는 윤석열 정부"라고도 했다. 동맹국에 포탄을 대여하면 안보를 파는 행위가 되는 건가. 기가 찬다. 전쟁 피해자인 무고한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일말의 측은지심이라도 있다면 이런 황당억지를 부릴 수는 없다. 물론 전략적으로 외교적 모호성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동맹이 원할 때 함께 있어주는 게 진정한 동맹이고 친구다. 우리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식의 의리 없는 나라가 돼선 안 된다. 사법리스크 물타기를 위해 외세를 등에 업고 대통령과 정부에 내부 총질을 하는 행태도 용납할 수 없다. 정쟁은 국경 안에서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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