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대량 매도에 느닷없는 ‘하한가’ 릴레이

8개 종목서 하한가…코스피‧코스닥도 하락 마감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2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0.90포인트(0.82%) 내린 2523.50에 거래를 마쳤다. ⓒ 연합뉴스

24일 주식시장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대량 매도세에 다수 종목이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다올투자증권과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 하림지주, 선광, 다우데이타의 주가는 모두 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 폭(±30%)까지 내린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이들 8개 종목은 업종도 테마도 각각 다르지만, 모두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SG증권은 이날 다올투자증권(61만6762주), 삼천리(1만3691주), 대성홀딩스(1만1909주), 서울가스(7639주), 세방(12만1925주), 하림지주(191만2287주), 선광(4298주), 다우데이타(33만8115주) 등도 대량 매도했다.

SG증권은 같은 날 CJ도 19만7806주 순매도했다. CJ는 이날 장중 전 거래일 대비 28.15% 급락해 하한가 가까이 추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12.70% 내린 9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들 종목엔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 잔고비율이 높다는 공통점도 지목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코스피 시장 내 다올투자증권(14.27%), 셋방(12.29%), 삼천리(10.77%), 코스닥 시장 내 선광(12.34%), 다우데이타(11.04%)의 최근 5일 신용융자 잔고율은 10%가 넘는다.

때문에 이들 종목 주가의 폭락을 두고 증권가에선 국내 증권사 사모펀드 고객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CFD는 주식을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후 차액만 현금으로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뜻한다. CFD 계좌는 40%의 증거금으로 매수·매도 주문을 낼 수 있으며, 종목에 따라 최대 2.5배의 레버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장외상품이어서 이번 하한가 사태의 정확한 내막을 알기 어렵다는 게 복수 증권가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SG증권 매물 폭탄 사태와 관련해 시장 모니터링과 더불어 증권사와 정보 교환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번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였는지 등을 포함해 거래 과정 전반을 살펴볼 계획이란 입장이다.

한편 이들 종목에서 하한가가 속출하자 코스피도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20.9포인트(-0.82%) 내린 2523.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 보다 13.59포인트(-1.56%) 내린 855.23으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