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전쟁활동’ 파트 2, 장르가 다른데요?[편파적인 OTT뷰]
아예 다른 작품 같다. 전편이 가졌던 미덕은 밀어놓고, 더 어려운 주제를 택했지만, 시청자를 설득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티빙의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이 지난달 31일 1회부터 6회까지의 ‘파트 1’을 공개하고 난 후 지난 21일 7~10회까지의 ‘파트 2’를 공개했다. 이로써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촬영에만 9개월, 후반작업에는 1년의 시간이 걸린 작품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드라마는 정체불명의 외계 구체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총을 잡은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들이 총을 잡게 된 모습이 부자연스러운 것처럼 작품은 교육 시스템의 부자연스러움을 강조한다. 아이들은 수능 가산점을 위해 전쟁터로 떠밀렸고, 그들을 존중의 눈으로 바라보던 어른들은 하나둘 스러져갔다.
‘파트 2’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부모 역할을 하던 이춘호 중위(신현수)의 사망 이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학생들은 소대장이 없는 세상에서 자신들끼리의 시스템과 협력으로 전쟁상황을 이겨내고, 또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다가오는 줄거리다.
1편은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과 비슷한 설정으로 여러 우려와 기대를 모았으나, 결과적으로는 다른 작품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피해자와 가해자가 따로 없는 ‘바이러스로 인한 지옥도’를 펼쳤다면, ‘방과 후 전쟁활동’은 외계 구체라는 확실한 가해자 앞에 똘똘 뭉치는 학생들의 결속을 다뤘다.
거기에 외계 구체라는 판타지 설정, 무기와 군사훈련에 익숙해지는 학생들을 다루면서 전쟁물의 성격도 띠었다. 서로 이질적인 요소들이 한국의 교육현실과 절묘하게 결합하는 맛이 있었다.
하지만 ‘파트 2’는 장르가 바뀐다. 시련이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 불신이 생기고, 단독행동으로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경우가 생긴다. 무엇보다 그 파멸이 안에서부터 일어난다는 점이 다르다.
구체의 존재는 대폭 줄어들고 오히려 그 자리에는 ‘인간의 욕심’ ‘괴물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흔한 주제가 자리 잡았다. ‘배신자가 누굴까’ ‘누가 그랬을까’라는 의심을 풀어가는 추리극 형식이 맨 앞에 섰다. 그리고 막바지에 파국이 밀려오는데 이는 마치 공포물, 호러영화의 형식을 대폭 차용했다.
그렇다면 학생들 안에서 갈등이 증폭되고 폭발하는 모습이 점층적으로 보여야 하는데 1~6회에서는 그런 측면에서 너무 많은 인물이 나왔다. 학생들을 하나하나 살피는 연출은 캐릭터의 개성을 부각하기엔 좋지만 굵은 하나의 서사줄기를 뽑기엔 부적절하다. 마지막 사건에서 해당 캐릭터가 왜 그런 참사를 자초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갑자기 폭주하는 것 같으니 시청자로서는 당황스럽다.
물론 웹툰 원작에서도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이지만 그 양상이 시즌 2의 가능성까지도 닫아버릴 정도로 파국이다. 충분히 메시지를 보이지 못했다는 생각은 결국 꽤 공을 들인 쿠키영상으로 이어진다. 뮤지컬 형식의 쿠키영상에는 결국 이 드라마의 메시지 ‘어른들이 우리를 전쟁으로 내몰았다’가 직관적으로 보인다.
작품을 통해 이 메시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기에 이런 쿠키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방과 후 전쟁활동’은 파트 1을 통해 획득했던 미덕을 장르 자체를 틀면서 미궁에 빠트린다. 그런 결말을 얻기 위해 학생들은 왜 그런 고생을 했던 것일까. 그런 궁금증만이 남는 결말이다. 티빙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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