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돈봉투 왜 야당만 문제삼느냐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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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을 대하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태도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의혹의 최종 책임자라 할 송영길 전 대표를 두둔하거나 심지어 영웅시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더니 지도부에서 왜 야당만 문제삼느냐는 불만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24일 송 전 대표의 파리 기자회견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몰라요?"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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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을 대하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태도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의혹의 최종 책임자라 할 송영길 전 대표를 두둔하거나 심지어 영웅시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더니 지도부에서 왜 야당만 문제삼느냐는 불만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24일 송 전 대표의 파리 기자회견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몰라요?"라고 되물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의원이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미끼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를 거론하면서 검·경과 언론을 싸잡아 비난했다. 서 최고위원은 "김 전 의원이 돈을 요구하는 녹취가 있고, 돈이 입금된 통장 내역이 있다는데 하나도 보도가 안 된다. (검찰, 경찰, 언론이) 너무나 불공정하다"고 했다. 당내 선거 돈봉투 의혹은 정작 국민의힘에서 먼저 불거졌는데, 검찰이 여권을 도우려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민주당만의 문제인 양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사건이 불거진 지 닷새만인 지난 17일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당시 심기일전을 다짐해놓고 송 전 대표의 귀국에 맞춰 당 쇄신안 대신 특정 언론이 보도한 전직 여당 의원의 문제를 꺼낸 것이다. 물타기 시도로 볼 수밖에 없는 부적절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 탈당과 귀국을 택한 송 전 대표를 '큰 그릇'이라 했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낯 뜨거운 찬사를 이어갔다. 당 상임고문인 그는 "역시 큰 그릇답다. (탈당과 귀국) 그 이상 어떻게 하나. 잘했다"고 칭찬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남영희 부원장은 "가슴이 먹먹하다. 제겐 영원한 민주당 대표로, 진짜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고, 송 전 대표와 80년대 학생운동권 동지인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청빈까지는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고 했다. 송 전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기도 전인데 무조건 결백하다고 믿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 극성 지지층의 환심을 사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러니 사태 수습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체 특별조사기구 설치와 함께 '의원 전수조사'(이소영 의원), '진실 고백 성명'(신정훈 의원) 제안이 나왔지만, 실효성과 현실성이 없다는 반론에 부닥쳐 힘을 잃는 분위기다. 자체 조사에 대해 서영교 최고위원은 "셀프 조치라는 비판에 직면하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 대신 대의원 권한 축소 등 불법 정치자금의 고리를 끊는 혁신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제도가 좋다고 한들 지도부의 통렬한 자성과 환골탈태 노력이 없는 한 한낱 정치 구호에 그칠 뿐이다. 당 지도부는 현실 탓만 할 게 아니라 의혹 연루 의원들의 거취를 포함한 가시적인 조치와 함께 당내 선거 비리를 일소하는 쇄신안을 조속히 제시해주기 바란다. 국민의힘 또한 무슨 호재라도 잡은 양 민주당에 공세를 퍼붓기 전에 자체 감찰 기능 확대 등 비리 요인 차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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