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제3지대 신당, 상승하는 무당층 여론 바람 탈까

조현호 기자 2023. 4. 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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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윤석열 정부 모두 실망 "민주당 양곡법·방송법 집권 땐 안해 …
대통령실 '아무 말 안 하면 아무 일 없다' 권위주의 시절 돌아가"
"제3신당 안 된다? 유권자들 이미 학습, 안속아"
무당층 면접조사 17~33% ARS조사 3.3~14.2%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나서 그 배경과 실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특히 대선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무당층 비율이 최근들어 최대 30%까지 늘어났다는 점에서 여론지형이 제3정당 출현의 발판이 될지도 관심사다.

실제로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의 조사 추세를 보면, 무당층의 비율이 전화면접조사일 경우 10%후반부터 33%초반까지, ARS일 경우 3%부터 14%까지 나타나 다소 차이가 난다. 다만 이런 무당층 비율의 추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거나 조금씩 늘어나는 트렌드라는 점이 주목된다.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 18일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제3정당 창당 의지를 처음 밝힌 뒤 연일 제3신당 필요성 역설에 나서고 있다. 역사적으로 대부분 실패한 제3신당의 깃발을 든 이유에 대해 기존 정치권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서라고 밝혔다. 금 의원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 시절 최초로 과반수 정권을 만들었는데 탄핵을 당했고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나와서 촛불집회를 하고 문재인 정부에 기대를 걸었지만 5년 만에 정권을 내주었다”며 “윤석열 정부가 새로 들어왔지만 여기에 실망하면서 '지금 기존의 체제로는 안 되겠다', 서로 핑계를 대면서 양쪽이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관계 갖고는 안 되고 새로운 것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유권자들과 우리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조를 깨지 않고서 양 정당에 있으면서 서로 몇 석 더 얻어야 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양당의 문제를 두고 금 전 의원은 “국민들이 절실하게 느끼는 문제에 아무도 얘기를 안 한다”며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부 불안해한다. 어려웠던 사람들은 더 어려워지고 또 괜찮은 사람들도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양극화 문제가 아주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은 돈봉투 문제, 국민의힘은 연이은 대통령 외교적 말실수 등 일이 벌어지는데 한마디 말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쪽에 물어봐도 과거 같으면 민주당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니냐, 국민의힘 어부지리 얻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지금은 그런 얘기가 없다고도 했다. 금 전 의원은 “지금 민주당이 양곡법 방송법 추진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 때 할 수 있는 거였는데, 여당 때 안하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국민의힘의 경우 대통령 비서관이 정치인들에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다'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기에 힘 실어줘서 뭐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수도권 30석을 언급한 것을 두고 금 전 의원은 “300석의 의석 가운데 10% 정도를 새로운 세력에게 주면 정말 기존 정당도 확 달라질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10% 정도는 새로운 실험을 할 의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금태섭 전 국회의원이 24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3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MBC 시선집중 영상 갈무리

제3신당 필요성을 두고 유권자들이 속아봤다는 점도 들었다. 금 전 의원은 안철수 현상이 생겼던 2011~2012년 당시 대중이 열광할 때 민주당에서 '안철수가 주장하는 그 가치를 우리가 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그냥 액서서리로 쓰고 변한 것은 없었다며 “유권자들이 여러 번 속아봤고, 2012년과 다른 것이 지금은 경험을 하고 학습된 유권자”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대선급 인물이 있어야 정당이 성공한다는 공식이 있는데, 신당엔 그런 대선급 인물이 있느냐는 질의에 금 전 의원은 “'대선주자가 있어야 한다', '지역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건 그동안의 관성에서 못 벗어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한테 실망하셨죠? 이번에는 이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유권자들이 '와 그렇겠네'라는 (상황이) 절대 안 된다. 유권자들이 학습을 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이 현 정권의 중간 심판 성격일 것인지를 두고 금 전 의원은 “지금 정권을 비판하는 민주당 의원에 공감하는 의견들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로 돌아가자, 지금 169석도 부족하니까 한 180석 해주자고 하겠느냐”며 “정권 심판적인 성격도 있지만 기존 정치권 전체에 대한 심판이 이번 선거에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조금의 자리를 주시면 우리가 앞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무당층 비율 따져보니 조사방식 따라 달라…전화면접 20~30% ARS 3~14%

그렇다면 실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여론은 어느 정도가 될까.

실제 여론 지형의 분포를 보면, 무당층이 상대적으로 꾸준히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추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0명(무선 97 : 유선 3)을 상대로 조사한 주간 집계 결과 더불어민주당 45.7%(전주 대비 3.1%P↓), 국민의힘 34.5%(0.6%P↑), 정의당 3.3%(0.1%P↓), 기타정당 2.3%(0.5%P↑), 무당층 14.2%(2.0%P↑)으로 나타났다(응답률 : 3.4%,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리얼미터가 지난 2월 첫째주부터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의 추세를 보면, 무당층 비율은 최저 9.4%에서 최고 14.2%에 이른다.

▲한국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가운데 주요 정당 지지도 비율 추세. 이미지=한국갤럽

여론조사 꽃이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상대로 실시한 4월 3주차 ARS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7%, 국민의힘은 35.1%로 집계되었다. 무당층은 5.8%였다(응답률 3.1%,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같은 기간 실시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더불어민주당은 42.2%, 국민의힘 31.2%, 무당층은 22.0%였다(응답률 : 17.4%,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처럼 ARS와 전화면접 차이가 크다.

여론조사 꽃의 지난해 10월말 이후 정당 지지도 조사결과를 보면, 전화면접 조사로 했을 경우 무당층이 최저 17.6%에서 최고 33.5%에 이른 것으로 나온다. 반면, ARS 조사로 했을 땐 같은 기간 무당층 비율은 최저 3.3%, 최고 14.1%로 나타났다.

전화면접 조사를 하는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한국갤럽은 지난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에게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물은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2% 동률,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31%, 정의당 5%였다(응답률 : 8.6%,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직접 조사). 한국갤럽이 실시한 10월 3째주 이후 6개월간의 정당 지지도 조사결과 무당층의 비율은 최저 24%에서 최대 31%로 비교적 높게 형성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24일 발표한 주간 여론조사결과 가운데 정당 지지도 추세. 무당층 비율 강조표시. 이미지=리얼미터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1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NBS 전국 지표조사 결과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3%, '더불어민주당' 28%, '정의당' 5% 등의 순이었고, '태도유보'(없다+모름/무응답) 즉 무당층은 31%로 나타났다(응답률 : 20.4%,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직접 조사). 지난해 10월 이후 실시한 NBS 지표조사 결과의 추세를 보면, 무당층의 비율은 최저 26%에서 최대 33%에 이르렀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꽃, 한국갤럽, NBS 조사결과의 자세한 내역은 자체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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