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정부와 일하면 비둘기?…새 건물선 프레임 벗자"

김혜지 기자 김유승 기자 2023. 4. 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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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정부와 일하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라거나 정부와 만나면 끌려다닌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는 새 건물에 오면서부터 털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본부 재입주를 기념해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와 적극 공조 중인데,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압박이 있을 수도 있다. 통화정책을 소신껏 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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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 재입주 기념 기자실 방문
"환율에 특별히 할 말 없어…챗GPT 많이 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본부 재입주를 기념해 기자실을 방문, 출입기자단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김유승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정부와 일하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라거나 정부와 만나면 끌려다닌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는 새 건물에 오면서부터 털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본부 재입주를 기념해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와 적극 공조 중인데,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압박이 있을 수도 있다. 통화정책을 소신껏 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먼저 이 총재는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보고 시장 상황이 변하는 것을 보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과 함께 최선의 결정을 내리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을) 소신대로 한다는 것은 저만 소신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금통위원도 본인 소신을 말하고 데이터를 보고 우리 경제에 가장 좋은 쪽이 무엇인지를 끌어내는 것이 가장 의미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서 "말 나온 김에 우리나라에서는 비둘기파면 나쁜 사람, 매(통화 긴축 선호)파면 좋은 사람처럼 말하는데 정부와 일하면 비둘기파라든지, 정부랑 일하면 끌려다닌다든지, 역사적으로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이제 그 프레임에서 한은 직원들은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부와 같이 일하면서 우리 의견을 얘기해 끌고 가고, 비둘기파가 될 때는 되고, 매파가 될 때는 되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체결 이후에도 환율이 계속 연고점을 경신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1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원들이 내부 경영 능력에 낮은 점수를 매긴 데 대해서는 "계속 고쳐나가야 한다"고 인정했다.

이 총재는 "직원들이 능력에 맞는 보수를 받았으면 한다"면서도 "한은은 공공기관의 하나라는 제약이 있고 거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 중 최대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가능한 좋은 처우가 뭔지 찾아 보겠다"고 예고했다.

인공지능 챗GPT를 즐겨 쓰냐는 질문에는 "많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그는 "제일 많이 쓰는 기능은 제 스피치(speech·연설문)를 영문으로 수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예전 같으면 원어민이 아니다 보니 어떤 영단어를 선택할지 고민하면서 오래 걸렸는데 지금은 문맥에 맞게 논리만 써놓고 '프로페셔널 하게(전문적이게) 보이게 해 줘', '30% 짧게 해 줘', '문어법으로 바꿔 줘' 하면 팍팍 나오고 영어 수준도 좋다"고 소개했다.

취임 1년간 소회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에 쉬운 상황이 돌아오지 않고 물가도 금융 안정도 지켜봐야 한다"면서 "지금 불안하고 불확실한 시기가 지나면 그 때를 마무리하며 소회를 얘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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