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도입으로 디지털전환 빨라질 것"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개인정보위 제공

"마이데이터 제도를 통해 실무현장에서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 업무 패러다임도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학수(사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14일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 발표에 발맞춰 '데이터 혁신을 위한 국민 신뢰 확보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달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따라 개인정보위는 마이데이터(개인정보 전송요구권) 관련 법·제도 세부기준 확립, 이용과정을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 데이터 이동을 위한 표준화 등 핵심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추진방향을 담은 '국가 마이데이터 혁신 추진전략'을 올 6월 내놓을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DX(디지털전환)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기업 등 현장의 변화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는 만큼 이를 촉진하고자 한다"며 "기업들에 투자 부담을 주지 않되 스스로 참여하도록 하는 요인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마이데이터 과금 체계에 대해선 "규격화된 공산품과 달리 데이터의 가치 측정은 쉽지 않다"면서 "어떤 데이터에 얼마 식으로 고민하고 있진 않고, 개인정보위가 나서서 이를 구체적으로 규정할 만한 성격인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정보위는 초거대AI와 관련해 데이터 수집부터 AI학습, 서비스 제공까지 전 과정에서 지켜야 할 보호원칙과 데이터 처리기준을 담은 'AI 데이터 안전 활용 정책방향'도 올 6월까지 수립한다. 공개된 정보나 사용자 생성 데이터가 AI학습에 쓰이는 일이 흔하므로 이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정립할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AI에 대해선 위험도에 상응하는 통제로 접근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위험도를 파악하는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제한적 형태라도 AI 위험도를 실험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AI가 데이터, 특히 개인정보와 관련해 더 많은 시도와 함께 고민거리도 안겨줄 것이므로 개인정보위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개인정보위는 AI를 비롯한 IT 발전에 대응하고 마이데이터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세부규정 기반의 규제보다는 원칙 중심의 적용에 초점을 맞춘다. 고 위원장은 "원칙은 다소 추상적일 수밖에 없는 것을 전제하고 응용과 판단에 집중하려 한다"며 "개인정보위뿐 아니라 기업과 현장의 판단 역량 역시 중요해졌다. 원칙에만 머물지 않도록 실효성 있게 적용함으로써 회색지대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