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성시경 "디저트 없이 살 수는 있지만"…'술꾼'도 자신한 '더 디저트'
김나현 PD "같은 꿈꾸는 청춘들의 청춘 드라마"
정종찬 PD "3차에 걸친 참가자 선발"
성시경 "맛 상상하며 보는 재미 있을 것"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한식대첩', '마스터셰프 코리아' 등 수많은 요리 서바이벌 예능에 이어 이번에는 디저트로 1인자를 가린다. 티빙이 새롭게 선보이는 예능 '더 디저트'다. 맛집 소개 유튜브 콘텐츠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성시경이 MC로 나섰다. 제작진은 같은 꿈을 꾸는 청춘 파티시에들의 디저트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는 '조용한 경쟁'을 지켜봐달라고 했다.
24일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티빙 오리지널 예능 '더 디저트'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나현 PD, 정종찬 PD와 MC 성시경이 참석했다.
'더 디저트'는 10명의 디저트 셰프들이 9박 10일 동안 합숙하며 펼치는 국내 최초 디저트 서바이벌 리얼리티. 김나현 PD, 정종찬 PD와 MC 성시경이 참석했다.
김나현 PD는 "해외에는 디저트 관련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디저트 관련 서바이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없다면 내가 먼저 해보자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원자들을 만나며 프로그램 틀을 잡았다. 디저트라는 분야에 진심이고 이 꿈을 향해 진심을 향해 하고 있는 젊은 디저트 셰프들이 많구나 싶었다.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을 모아서 리얼리티가 접목된 서바이벌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합숙과 연결된 디저트 서바이벌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종찬 PD는 여러 과정을 거쳐 참가자들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정 PD는 "파티시에로서 실력을 우선적으로 봤다. 우리 프로그램은 완성형 가게가 있는 최고의 파트시에들이 겨루는 게 아니라 자기의 꿈을 가진 매력적인 청춘 파티셰들의 성장을 보고 싶다. 꿈에 대한 진정성, 캐릭터적 매력을 함께 봤다. 그 과정에서 최대한 좋은 파티시에를 선발하기 위해 1차적으로는 디저트 포트폴리오를 받고 2차는 만드는 과정을 봤고 3차는 전문가들에게 자문해서 10명을 선발했다. 또한 "정확히 몇 명이 신청했고 몇 대 몇이라는 걸 말씀드릴 수 없지만, 꽤 많은 인원이 신청했다. 힘들게 10명을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성시경은 평소 수준급의 베이킹 실력으로 제과기능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구독자 133만 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가운데, 맛집 소개 콘텐츠 '먹을텐데'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성시경은 "'더 디저트'는 무거우니까 '구울텐데'로 하면 어떠냐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프로그램 섭외가 오면 '저는 출연료가 얼마인가, 나한테 얼마나 득이 되는가'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 돈이 많이 된다고 하면 해가 되더라. 우연히 제가 제과 자격증도 딴 적 있고 먹는 것도 좋아하고 PD도 믿을 만해서 참여하게 됐다. 없었던 걸 하게 되는 재미도 있었고 신선하다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또한 "'더 글로리' 같은 화제를 몰고 오진 못하겠지만 닮은 듯한 시장에 이런 기획도 재밌구나 반향만 일으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두 PD가 전전긍긍하며 하길래 '걱정마. 대박 안 나'라고 했다. 저는 즐거웠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가수이자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성시경은 "연예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성시경이라는 상품을 '객관화' 시켜서 부족한 부분을 더 주자 하면서 유튜버가 되려고 한 게 아니라 유튜버가 됐다. 원래 제 유튜브 참담했다. 요리 방송을 열심히 해도 안 됐다. 유일하게 라면 끓인 게 잘됐다. '먹을텐데'가 터져서 유튜브 하는 이미지가 생겼을 뿐이다. 저는 가수이고 유튜버인 거다. 예전에는 동시대에 서로 영향을 끼친다면 지금은 내일 오픈되는 이쪽 잔치가 있다면 모레 오픈되는 저쪽 잔치 있는 것과 같은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세트장에 대해서 김 PD는 "세트는 기존 요리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요리 장비가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차별화된 세트를 만들기 쉽진 않았다. 대신 우리는 합숙소가 바로 붙어있다"고 설명했다. 성시경은 "오븐이 비싸다"며 "왜 이렇게 허전하냐고 할 수도 있을 거다. 원래 요리 프로그램은 원래 불도 확 나고 그래야 하지 않나. 조용한 바쁨을 보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PD는 "다른 요리 프로그램과 차별점은 '예민한 아티스트들의 조리 대결'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디저트를 먹기만 했지 만드는 과정을 처음 봤다. 먹을 수 있는 예술품을 만드는 것 같았다. 디저트는 처음에 0.01g으로 개량을 시작해서 중간에 하나만 삐끗해도 안 되더라. 예술 작품을 만드는 과정도 비슷하다. 다들 예민하다. 예능적으로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재밌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성시경은 관전포인트로 "맛을 상상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도 유명한 빵집이 많이 생겼지만, 성공한 셰프들의 것보다 아직 꿈꾸는 이들의 것을 먹었을 때 행복감 같은 게 있지 않을까"라고 꼽았다. 정 PD는 "순위 역전이 펼쳐진다. 감동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서바이벌인데 잔잔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대놓고 욕하고 디스하는 원색적인 기존 서바이벌들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한다. 다음 회차들에서는 서로를 향해 대놓고 총, 칼을 겨누는 게 아니라 웃는 얼굴로 잔잔한 무드 속에서 어느 순간 서로의 목을 조인다. 물밑 전투 같다. 그걸 살리는 편집을 했다. 예민보스들의 기싸움이 느껴질 거다. 기존 악마의 편집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PD는 "뒤로 갈수록 확실히 더 재밌다"고 거들었다.
심사위원으로는 모프(MOF) 콩쿠르 아시아 최초 제과 분야 명장 김영훈, 노티드와 다운타우너를 보유한 외식기업 GFFG의 대표 이준범, 뉴욕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의 총괄 디저트 셰프 출신 이은지가 출연한다. 국내 디저트계를 대표하는 심사위원단은 디저트 셰프이자 브랜드 오너의 관점에서 섬세한 피드백과 현실적인 충고를 전한다.
김 PD는 "심사위원 섭외는 저도 기획하기 전까지 잘 모르던 분야라서 최대한 많은 셰프들을 만나는 게 목표였다. 디저트 하는 친구들이 추천하는 유명한 셰프들을 많이 만나봤다. 그 중에 캐릭터가 있는 분을 모시고 싶었다. 디저트 만드는 분들 성향 자체가 좀 조용하더라. 호통이나 그런 정도의 리액션은 기대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조용조용하고 차분하고 느린 말투 속에 칼이 숨어있다. 냉철한 평가가 숨어있다"고 귀띔했다.
심사에 참여했냐는 물음에 성시경은 "같이 먹어만 보고 저는 전문성이 없어서 심사 결과 발표만 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청자들이 싫어하는 게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전문적 심사를 하는 거다. 저는 진행만 하겠다고 했다. 다만 술과 함께하는 '페어링' 주제가 있었다. 그건 제가 제일 대한민국 전문가다. 그래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의견 참여를 한 적 있다"고 말했다.
성시경이 MC를 맡은 넷플릭스 예능 '성+인물'은 '더 디저트' 다음날 공개된다. '성+인물'은 성(性)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토크쇼. 맡은 프로그램의 연이은 공개를 앞둔 성시경은 "저 잔치는 대단히 자극적인 잔치가 될 것 같다. 이쪽 잔치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잔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이 지상파만 있을 때 프로그램 시간대, 요일이 겹치면 안 됐지만 시대가 달라진 것 같다. 요즘 세상에 그런 고민은 좀"이라고 했다. 또한 "저는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지도 않다. 예전엔 닮은 프로그램을 다른 방송국에서 하든가 비슷한 시간에 하든가 하면 민폐지 않나 했다. 저도 옛날 사람이라 잠깐 생각은 했다. 제일 좋은 건 둘 다 사랑받는 거다. 한쪽만 사랑받으면 내 잘못인가 고민도 된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좋아하는 디저트를 묻자 성시경은 "어제 술을 먹고 블루베리치즈케이크를 오랜만에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먹는 순간 '망했다'고 생각하는 디저트를 좋아한다. 위스키와 잘 어울린다. 치즈케이크가 위험한 것 같다. 산미가 있어서 술과 더 잘 먹는 것 같다. 2000kcal는 넘게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김 PD는 "하면서 많이 후회했다. 장비도 많이 들어가고 용어도 프랑스 기반이 많더라. 촬영 준비도 힘들었고 용어 설명도 어디까지 해야하나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너무 어려운 세계라 따라가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자막도 넣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예능이고 가볍게 따라가야 하기도 해서 나름대로 선을 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치찌개 같은 익숙한 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다.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는 불편함 같은 게 있지 않나. 새롭다고 저희 프로그램을 봐주시면 스무스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며 고민과 기대를 전했다.
'솔로지옥'을 연출했던 김 PD는 "'솔로지옥'이 사랑을 찾으러 온 젊은 청춘 남녀의 로맨스 드라마라면 '더 디저트'는 같은 꿈을 꾸는 청춘들의 청춘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연출했다. 기본적으로 관찰에 베이스를 두기 때문에 저희는 빠져서 관찰을 하려고 노력했다. 디저트 만드는 셰프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게 컨디션을 만들어주는 데 사전 준비 단계에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성시경은 "제가 홈베이킹을 많이 했다. 초보는 아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김PD가 '솔로지옥'에 섭외해주길 바랐지 '더 디저트'에 해주길 바라진 않았다. 제 상태가 지옥이다. 거기 나가기에 나이가 너무 많구나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비연예인 출연 프로그램들에서 출연자 논란이 많은 만큼 '검증'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김 PD는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의 어려운 점 중 하나인 것 같다. 섭외 3차가 검증, 필터링이기도 했다. 일반인을 검증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저희가 선택한 방법은 출연자들과 최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거였다. 학교 다닐 때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없었는지,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대화해보고 문제가 될 것 같으면 걸렀다. 실력이 있는데 같이 못 한 참가자도 있었다. 위험 요소가 있는 분들과는 함께하지 않으려 했다. 나름 검증했다"고 자신했다.
성시경은 "우리가 명품, 디저트 없이도 살 수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세련된 문화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즐길 수 있는 문화의 한 영역이다. 그쪽 문화에서는 코스의 하나일 수 있는데 우리 문화에서도 이제 누릴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마지막에 어딜 가나. 24시 순대국 같은 걸 먹고 이에 김 낀 채로 어디론가 가지 않나. 어느 맛집을 가겠다는 계획은 세우지만 그 다음에 어떤 디저트 가게에 가서 어떤 조각케이크와 샴페인을 먹을지까지는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볶음밥이 아닌 디저트를 먹고 남녀가…그만하겠다"고 여지를 남겨 웃음을 안겼다.
김 PD는 "시청자들이 먹어볼 수 있는 이벤트도 계획돼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성시경은 "저는 디저트 늦깍이다. 술꾼이라서. 디저트 없이 살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풍요로움 중 하나인 것 같다. 페어링할 수 있는 술도 알게 되고 빵도 알게 되고. 삶의 필수는 아니지만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정 PD는 "9박 10일간 24시간 내내 카메라가 돌아갔다. 출연자들이 밤새 연습하고 레시피를 이야기한다. 스태프들이 다 도망가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진정성을 가지고 파티시에와 제작진이 만들었다. 그 진정성이 편집으로 재밌게 담겼으니 기대해달라"고 부탁했다.
'더 디저트'는 오는 26일 티빙에서 공개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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