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KIA가 깨어났다···두 베테랑이 만든 시즌 첫 스윕
KIA가 기사회생 했다. 결국 선배 둘이 해결사로 나서면서야 시즌 첫 3연승이 나왔다.
KIA는 지난 21~23일 광주 삼성 3연전을 모두 이겼다. 개막 이후 연패는 해도 연승은 한 번을 못하던 KIA가 처음으로 3연전을 싹쓸었다.
극심한 타격 부진과 최악의 득점력으로 5연패까지 빠지며 최하위로 떨어졌던 KIA의 첫 3연승에 최형우(40)와 김선빈(34·이상 KIA)이 전면에 나섰다.
KIA는 삼성과 3연전의 첫날이었던 21일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KIA는 이날도 대체선발이 출격한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1회말 무사 만루를 포함한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치며 2-4로 뒤졌다. 그러나 9회말 무사 1·2루에서 최형우가 홈런을 날렸다. 삼성의 새 마무리 이승현의 슬라이더 2개에 연속 헛스윙을 했지만 3구째 직구가 정직하게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3점 홈런을 쳐내며 5-4 역전시켜 승부를 끝내버렸다.
최형우도 이날 앞선 4차례 타석에서 모두 침묵했다. 그러나 결정적일 때 터뜨린 이 홈런은 KIA 타선을 깨운 시발점이 됐다.
3연전의 첫날을 끝내기 홈런으로 잡아버린 KIA 타선은 그 뒤 이틀 간 폭발했다. 전날까지 15경기에서 팀 타율 0.251 44타점을 기록하고 있던 KIA 타자들은 22~23일 삼성전에서는 0.313(64타수 20안타) 11타점을 올렸다. 0.213(141타수 30안타)에 머물던 득점권 타율도 이 2경기에서는 0.467(15타수 7안타)로 터졌다.
이 이틀 간은 김선빈이 가세했다. 발목 부상 여파로 쉬어가기도 했던 김선빈은 22일 삼성전부터 다시 선발 출전했다. 최형우가 4번, 김선빈이 5번 타자로 나섰다. 1회말 2사 1루에서 4번 최형우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김선빈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아 삼성 선발 원태인을 흔들었다. KIA는 그 뒤 이창진의 안타에 만루에서 변우혁이 홈런을 때려 초반에 승기를 가져갔다.
23일에도 선발 숀 앤더슨이 선취점을 내줬지만 1회말 두 베테랑이 바로 뒤집었다. 2사 2루에서 최형우가 적시 2루타로 동점을, 김선빈이 또 적시 2루타로 2-1 역전을 만들었다. 최형우는 4-3으로 쫓기던 7회말 쐐기 솔로 홈런까지 터뜨려 3연전 싹쓸이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틀간 결승타는 김선빈의 몫이었다.
KIA 타선은 몇 년 간 세대교체 중이다. 지난해 박찬호, 황대인 등 잠재력을 터뜨리는 선수도 나왔다. 그러나 시즌 초반 줄부상 뒤 집단 타격 부진으로 연패 수렁에 빠져들자 해결사를 찾지 못했다. 그래봤자 불과 지난해 식구가 된 자유계약선수(FA) 나성범과 2년차 김도영의 공백이 원인으로 주목받을 정도로 아무도 돋보이지 못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창진과 올시즌 입단한 변우혁만이 승부욕을 보여줄뿐, 시즌 초반부터 처진 분위기 속에 줄줄이 맥없는 타격으로 물러나 젊은 타선의 해결사 부재 약점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삼성 3연전은 결과에 따라 KIA가 반전 혹은 최악으로 향하는 기로였다. 대위기에서 결국은 ‘베테랑 투톱’ 최형우와 김선빈이 해결사로 나섰다. KIA는 이 3연전 싹쓸이로 최하위를 일단 벗어났다.
25일부터 NC, 그 뒤 주말에는 LG가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여정도 큰 산 투성이다. 두 선배가 반전시킨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야 할 지점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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