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거제시장, 걸어서 시민 속으로 ‘1일 면장’[르포]

[거제=뉴시스] 박종우 거제시장이 거제읍내시장에서 상품가격을 알아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뉴시스] 신정철 기자 = “어무이! 나물을 산에서 직접 따오신 겁니꺼? 오늘 하루 시장이 면장으로 왔습니더”.

24일 오전 8시, 오일장이 열린 거제읍내시장 장터에 박종우 거제시장이 나타났다.

거제시는 '시장 1일 면·동장제'를 운영 중이다. 현장으로 찾아가는 이동시장실을 겸해 격월제로 하고 있다.

서울 일부 구청장이 일일동장을 한 사례는 있지만, 이처럼 시장·군수가 1일 면동장을 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거의 없다.

장날, 노인들은 장터 바로 옆 면사무소로 들어가 믹스커피를 한잔 마시고 쉬었다 가기도 한다. 면사무소에서 박 시장을 알아본 노인이 "일찍부터 여기는 어쩐 일이냐"고 묻는다.

동네 안길을 새로 포장 해야 된다, 하천 주변에 재해예방시설과 편의시설을 확충해 달라는 등 주민들의 건의사항부터 대학 간 손주가 군대 간다는 이야기까지, 1일 면장과의 대화에서는 평범하지만 생생한 삶의 이야기가 오간다.

박 시장은 민원 현장, 주민숙원사업 대상지를 면사무소 직원과 함께 관용트럭으로 둘러보고 시민과 관광객의 불편이 없도록 관계부서에 조치를 지시했다.

지금은 다리로 연결됐지만 섬 속의 섬인 거제면 산달도로 향한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아들과 함께 산달도에 살고있는 올해 우리나이로 104세인 박복점 할머니를 찾았다. “어르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십시오”하고 큰절도 올렸다.

[거제=뉴시스] 박종우 거제시장이 버스승객을 안내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식당에서 면사무소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애로사항을 듣고 격려도 했다.

면장(面長)은 면의 행정, 동장(洞長)은 동의 행정을 주관하는 공무원이다. 면동장이라는 글자에는 얼굴(面)을 보고 골목골목(洞)을 찾아가라는 뜻이 담겨있다. 면장, 동장은 늘 직접 보고, 듣고, 찾아봐야 한다고 주문하는 이유다. 시장이나 면동장이나 모두 현장에서 답을 찾는 목민관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박 시장은 “지역발전사업과 관련된 국비확보를 위해 중앙부처로, 국회로 동분서주하면서 뛰는 것도 시장의 책무고, 행정최일선에서 주민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민생을 챙기는 것도 시장의 중요한 책무”라면서 ‘시장의 자리는 권력의 자리가 아니라 책임의 자리’라는 소신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앞으로도 거제시는 시장이 1일 면동장이 되는 것뿐 아니라 1일교사, 1일농부, 때로는 외국까지 나가 세일즈맨이 되는 등 현장에서 해법을 찾고 현황파악이 필요한 곳은 직접 찾아가는 시간을 확대할 예정이다.

박종우 시장은 "시민중심 희망의 새로운 거제를 위해, 시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어디든 ‘걸어서 시민 속으로’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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