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나선 LCC, 올해 최대흑자 너머 ‘빚 줄이기’ 관건
제주항공, 2019년와 비슷한 최대 실적 예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누적 적자·부채 여전
신기재 도입·이자비용 감축 등 재무개선 중요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한 해외여행 수요로 올해 최대 실적을 예고한 가운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악화한 재무구조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대형항공사들이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 운송으로 위기를 넘긴 것과 달리, LCC들은 2019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4년 동안의 적자를 고스란히 감내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자본잠식에 빠졌거나 부채비율이 1000%를 넘기는 LCC도 있어 ‘빚 줄이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LCC 여객 수 증가는 지난해 4분기부터 그 기미가 보였다. 일본과 대만, 마카오 등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들이 코로나19로 중단했던 한국인 무비자(사증 면제) 관광을 재개하면서다. 여기에 LCC들이 아시아 노선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며 동남아시아 여행객 수요를 잡은 것도 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CC, 4년 적자 너머 최대 실적
LCC 여객 수 급증은 실적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쓰는 LCC들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날 실적을 공시한 티웨이항공은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0% 증가한 3588억원, 영업손익은 388억원 적자에서 597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0월 말부터 재개된 일본 입국 자유화에 맞춰 일본과 방콕,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노선에 대형기를 투입해 발빠르게 매출 확대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LCC 업계 1위 업체 제주항공도 마찬가지로 호실적이 점쳐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 1분기 매출액 3528억원, 영업이익 520억원의 실적이 전망된다. 과거 제주항공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2019년도(매출액 3928억원, 영업이익 569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진에어 역시도 올 1분기 4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464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LCC들의 다음 숙제는 그동안 악화했던 ‘재무구조 개선’이 급선무로 꼽힌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며 자본금이 줄고 빚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역대 최대실적을 낸 티웨이항공만 보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1655%에 달한다. 2018년 말 90%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이 4년 만에 폭증한 것이다. 2260억원 수준의 자본금은 590억원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차입금은 0원에서 4088억원으로 불어났다.
제주항공도 마찬가지로 2018년 말 168%이었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431%로 크게 늘었다. 2018년만 하더라도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었지만,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만 4000억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같은 기간 진에어의 부채비율도 95.2%에서 607.9%로 증가했으며, 에어부산도 98.8%에서 869.4%로 증가했다.
특히 에어서울은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2015년 출범 초기부터 영업적자로 부분자본 잠식 상태였던 에어서울은 코로나19와 함께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217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LCC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해외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서라도 재무구조 개선은 필수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좋게 나온 것은 맞지만 2분기 비수기를 포함해 연간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가 더 중요하다”며 “새로 기재를 도입하고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진 (j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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