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싱크탱크 “우크라이나군, 드니프로강 동쪽에 진지 구축”…대반격 교두보 되나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드니프로강 동쪽에 진지를 구축했다고 미국 싱크탱크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반격을 시작하기 위한 교두보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전날 공개한 우크라이나 전황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ISW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의 자료를 인용해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주를 지나는 드니프로강 동쪽에 진지를 구축한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시에서 남쪽으로 각기 7㎞와 10㎞ 떨어진 올레시키와 다치 인근 습지대에 진지를 구축했으며 안정적인 보급로도 확보했다는 것이다. 한 우크라이나 관리는 우크라이나군이 해당 지역에 2주째 주둔 중이라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 서쪽에 있는 헤르손시를 탈환하면서 러시아군은 강 동쪽에 진을 치고 포격전을 벌여왔다.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 동쪽 습지대에 진지를 구축했다는 것은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ISW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반격을 통해 러시아와 크름반도를 잇는 육로 회랑을 끊으려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드니프로강 동쪽으로 진군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지금까지 드니프로강 동쪽에서 꾸준히 작전을 수행했지만 지속적으로 주둔하지는 않았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가 드니프로강 동쪽에 진지를 구축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대규모 반격의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친러시아 성향 텔레그램 채널은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가을 헤르손을 공격한다고 발표한 뒤 실제로는 북부 하르키우를 공격한 사실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측의 교란 작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대반격을 시작한 것 이나냐’는 질문에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으면서 드니프로 삼각주에서 벌이는 작전의 구체적인 내용은 보안상 이유로 밝힐 수 없다고 대답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러시아가 헤르손주 점령 지역에 세운 괴뢰 정부 측은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 동쪽에 진지를 구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동부 바흐무트에서는 격전이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서쪽의 2개 블록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과 인터뷰에서 “바흐무트를 포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바흐무트를 포기하면 전선이 확대되고 러시아군과 와그너 용병들이 우리의 영토를 더 많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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