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환율 연고점 경신에 코스피 1% 가까이 하락...SG 매물 폭탄에 무더기 하한가도
원·달러 환율 1334.8원… 연고점 경신
24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2570대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520선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900선 위로 올라섰던 코스닥 지수도 지난 19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850대에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세가 지수를 끌어내린 가운데, 이번 주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며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90포인트(0.82%) 내린 2523.50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0.24% 내린 2538.36에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장중 낙폭을 꾸준히 확대하며 2518.73까지 내리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809억원, 384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이 홀로 1042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59포인트(1.56%) 내린 855.23에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0.17% 내린 867.38에 출발한 코스닥 지수는 개장 직후 소폭 올라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1748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241억원, 기관이 117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총 46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어 한화솔루션, POSCO홀딩스를 각각 294억원, 19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하림지주, 다우데이타, 에코프로도 각각 142억원, 126억원, 109억원 순매도되며 외국인 매도 종목 상위에 올랐다. 단, 하림지주와 다우데이타는 SG증권을 통해 매물로 나왔는데, 해당 매물은 CFD 계좌를 활용한 국내 큰손 투자자의 매물일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보다 500원(0.76%) 내린 6만52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1900원(2.13%) 내린 8만7200원에 장을 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국내 반도체 기업의 대(對)중국 수출 물량 확대를 자제할 것을 요청하며 재고 증가·수출 제한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해 반도체가 부족해질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이 그 부족분을 채우지 않도록 해달라고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요청했다고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현재 중국은 마이크론을 대상으로 안보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안보 심사 이후 중국이 마이크론의 판매를 금지할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코스닥 시장에서 이차전지 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가운데, 에코프로만 전 거래일보다 4.18% 오른 2만4000원에 상승마감했다. 이날 오전 에코프로는 국내 양극재 기업 최초로 유럽 헝가리에 양극재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이 0.55%, 엘앤에프가 5.12%, 천보가 3.17% 하락했다.
이날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에서 매도 물량을 쏟아낸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선광, 하림지주, 세방,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이 이날 장 초반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G증권 등 특정 창구를 통한 매물 출회가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이들 종목이 이날 급락한 이유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원인이라는 합리적 추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환시기가 다가왔지만 만기 연장에 실패해 반대매매가 쏟아졌다는 의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34.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1일 세운 연고점인 1328.2원을 경신했다. 전장보다 4.3원 오른 1332.5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 중 한때 1337.1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 발표와 추가 금리 인상 우려에 따라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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