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6.6원 오른 1334.8원에 마감(종합)
위안화 약세·美 통화정책 불확실성 또한 환율 상승 재료로 소화
13개월 연속 무역적자도 상승압력으로 작용
"향후 환율, 1300원선 위에서 움직일 것"
[파이낸셜뉴스] 24일 원·달러 환율이 1334.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328.2원) 대비 6.6원 오른 1334.8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시가는 전거래일 종가 대비 4.3원 오른 1332.5원이었다. 이는 지난 20일(1332.3원)의 연고점을 경신한 수치다. 환율은 그 이후에도 1330원대 초반에서 강보합 흐름을 보이다가 점심 무렵 상승 폭을 키웠다. 이날 오후 1시 46분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7.6원 오른 1335.8원이었다.
가파른 환율 상승세를 놓고 채현기 흥국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에 더해, 이번 주 미국 증시에서 발표되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현재 미·중 갈등을 포함해 우리나라와 중국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오는 25일(현지시간) 발표될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 시작으로 26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27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취하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구글·아마존 등 클라우드 '빅3'가 클라우드 기반의 AI 기술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클라우드 분야 성장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밝혔다.
위안화 약세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 중 하나다. 이날 중국인민은행은 최근 내외 정세 동향, 미국 금융긴축 전망, 경기회복과 금리차 등을 반영해 위안화 기준치를 1달러=6.8835위안으로 지난 21일 1달러=6.8752위안 대비 0.0083위안, 0.12% 내렸다. 원화가 위안화와 연동되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위안화 절하 고시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채 위원은 통화정책 불확실성 또한 환율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시장에서는 오는 5월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90% 가깝게 보고 있어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없다"면서도 "향후 금리인상 중단 혹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지의 여부에 대한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남아 있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대내 요인 또한 환율 상승 원인으로 지목된다. 채 위원은 "국내의 경우에도,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부진했고 무역적자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달러가 그리 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 압력이 있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는 41억3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향후 환율에 대한 전망은 어떨까. 채 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계속 1300원대 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외환당국 개입 경계 심리 등의 요인이 상단을 제한하더라도 (환율이) 밑으로 내려올 요인은 많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일부 증권사에서는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약세를 보일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달러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채 위원은 "달러가 얼마만큼 약해질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이러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아울러 채 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하반기 1440원을 찍은 이후 전망치가 많이 내려와 있는 상황이기는 하나, 현재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계속 유입된다고 보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출 역시 지난 1~2월보다 상대적으로 나아지는 정도일 뿐 플러스로 돌아서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환율 1200원대 하락 가능성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중국 쪽 경기 모멘텀이 강하지 않아 위안화가 강세로 가기 어려운 점, 달러 인덱스가 '100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또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 밑으로 하락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1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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