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수 "챗GPT 시대, 개인정보위 역할 더 확대할 것"
개인정보위, 6월까지 AI 데이터 안전이용 방향 제시
오픈AI 등 해외 사업자와 실효성 있는 소통 창구 필요 강조
LG U+ 개인정보 유출 "법 위반 여부 조사 중"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은 더 확대할 것으로 봅니다. AI가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더 많은 사회적 고민거리를 안겨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AI 서비스는 글로벌로 제공되고 있어 해외 사업자, 국제 규제기관 등과 실효성 있는 창구를 마련할 필요도 있습니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가 늘어나고, AI 관련 법안이 새롭게 생겨나더라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이 줄어들지는 않으리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가 국경 없이 제공되면서 개인정보와 관련한 문제는 더 늘어날 수 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 개인정보위라는 얘기다.
고 위원장은 2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는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 구현될 것이고 우리 일상생활에서 부작용이 상당히 큰 경우도 있고 거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위험 요소를 통제하고 평가하려면 이에 대한 경험이 있어야 하고 그런 맥락에서 보면 개인정보위의 역할은 축소하기보다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위원회는 AI와 관련한 안전한 데이터 활용에 대한 기준 등을 만들어 오는 6월 공개할 방침이다. AI 데이터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쳐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향을 정리해 1차로 제시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구체화하고 보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 등과의 소통을 예로 들며 해외 사업자, 글로벌 규제 기관과 제대로 된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오픈AI에는 후속 질문을 하며 현황을 파악해나가는 과정”이라며 “기존 해외 사업자 등과 창구가 있었지만 그렇게 실효성이 있지 않았고 앞으로 훨씬 더 많은 대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국내 사용자의 정보유출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오픈AI 측과 소통창구를 개설하고 커뮤니케이션에 나선 바 있다.
고 위원장은 최근 전자상거래 등에서 나타나는 ‘눈속임 마케팅’의 종류인 ‘다크패턴’과 관련해 국내 상황을 좀 더 파악하고 법과 행정조치를 동원해 이를 근절하겠다고도 밝혔다.
고 위원장은 “다크패턴은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지난 몇 달 동안 동향 등을 정리하고 있었고 앞으로 국내 현실이 어떤지를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하려 한다”며 “법 위반에 대해서는 조사하고 처분하겠지만, 만약 현재의 법상 명확하게 불법이 아니라면 행정지도를 하거나 향후 입법적으로 보완하는 부분까지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 위원장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따라 개인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원하는 기관이나 사업자에 전송할 수 있는 ‘개인정보 전송권(이동권)’이 보장됨에 따라 이를 바탕으로 한 ‘마이데이터’ 사업을 확산할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와 교육 등 분야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고 위원장은 “마이데이터 사업은 단기적으로는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시범 사업을 발굴해서 진행하려고 한다”며 “다만 정부가 투자를 강요하면 기업도 부담이기 때문에 마이데이터로 기업이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을지를 강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 위원장은 LG유플러스의 29만명 사용자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단계라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번 주 관련 내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나, 이와 별개로 개인정보위는 LG유플러스의 개인정보보 조치가 미흡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 위원장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가 있는지, 그런 차원에서 보고 있다”며 “조사 경과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으로, 현 시점에서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정선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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