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수입 700' 귀족노조 탄생... 쿠팡로지스틱스 노조 창립대회 열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CLS에 택배노조의 지회가 결성됐다. CLS는 각 택배 대리점과 계약하고, 이들 택배 대리점들은 배송기사(퀵플렉서)와 업무 계약을 맺어 쿠팡 배송을 하고 있다. 퀵플렉서는 택배대리점 소속 개인 사업자 신분으로 월 수입은 600~700만원에 달한다.
이날 택배 노조는 서울 송파와 경기 용인, 경기 김포 등 쿠팡 배송캠프 3곳에서 노조 창립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부당해고를 즉각 중단하고 분류작업을 전가하고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 고용보험 가입 등을 요구했다.
창립대회가 열린 쿠팡 배송캠프 중 한 곳인 경기도 용인 동천역 인근 쿠팡 배송캠프에는 이날 오전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른 민노총 택배 노조원 150여명이 모였다. 이들 노조원들은 이날 집회 이후에도 사업장에 무단 난입을 시도하려는 등 경찰 등과 대치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인근 아파트 주민은 "전국민을 분노하게 한 택배 노조가 왜 우리 동네에 왔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소음 등 각종 피해가 커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전했다.
CLS 측은 노조 주장에 정면 반박하고 있다. CLS는 "쿠팡은 업계 최초로 분류전담인력 수천명을 운영하고 있고, 프레시백 세척은 전문 설비와 인력으로 별도 세척 과정을 거친다"며 민노총이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 사업자인 택배기사는 택배 대리점과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택배 노조는 CLS가 부당 해고한 것처럼 불법 선동하고 있다"며 "택배 노조가 고객을 볼모로 불법 행위를 이어가면 법적 조치 등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택배업계에서는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이 지난해 CJ대한통운 불법 점거 사태 이후 쿠팡을 다음 목표 삼아 노조원을 확대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퀵플렉서는 다른 업계 택배기사들과 비교해 소득 수준이나 근무 여건이 훨씬 낫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CJ대한통운 파업 사태 이후 새로운 재기의 모멘텀이 필요한 상태에서 빠르게 성장중인 CLS에 발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것. 실제 지난 4월 택배노조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쿠팡 조직화로 산별노조 완성하자'라는 플래카드가 현장에 걸리기도 했다.
CLS 택배기사들의 소득 수준은 택배노조측도 잘 알고 있다. 택배노조와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CLS 배송기사(퀵플렉서) 278명의 평균 월 소득이 584만원이라고 밝혔다. 600~700만원(18.2%), 700만원(12% 등) 월 600만원 이상 버는 퀵플렉서도 21.2%였다. 노조가 집계한 퀵플렉서들의 하루 근로시간(9.7시간), 한달 평균 휴가(4.8일)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국내 자영업자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9.3시간), 월 평균 휴무일(3.8일)과 비슷한 수준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 기사는 개인 사업자 신분인만큼 이들이 일반 근로자처럼 부당 해고 당했다는 노조 주장은 허위에 가깝다"며 "소득이 이미 높은 개인사업자에게 일반 근로자 같은 노동 환경 개선과 보험가입을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나는 행태"라고 말했다.
실제 택배노조는 지난해 CJ대한통운 불법 점거와 파업, 김포 택배대리점장 자살 등 후유증으로 세력이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까지 CJ대한통운 불법 점거에 가담한 택배 노조원 81명은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 2월에도 CJ대한통운에서 부분 파업을 벌였지만 전체 조합원 가운데 30% 이하만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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