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하이브리드와 '헤어질 결심'
판매량 3년 연속 세계 1위 불구
경영진 교체하며 EV개발 박차
3년 안에 신규 모델 10종 출시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리더십이 올해 4월 바뀌었다. 14년 만의 선장 교체다.
회장인 '미스터 프리우스' 우치야마다 다케시가 퇴임하고, 회사 부활을 이끌었던 창업자 4세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최고경영자(CEO)는 회장 자리에 올랐다. 도요다 아키오 신임 회장은 도요타자동차를 만든 도요다 기이치로 전 회장의 증손자다. 도요타에서 회장은 경영 전면에서 한발 물러난 자리다. 신임 사장 겸 CEO에는 최고 브랜드 책임자(CBO)였던 사토 고지 집행임원이 선임됐다.
도요타는 2020년 5년 만에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에 복귀한 이후 작년까지 3년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세계 정상의 자리에서 회사 수장을 바꾸는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왜 지금일까.
전기차(EV)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함이다. 도요타를 상징하는 단어였던 '하이브리드'와 점진적 결별을 공식화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전기차 등장 이전까지 하이브리드는 고연비·친환경의 대명사였다. 특히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전 세계 친환경 자동차 기술을 선도했고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국제사회가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관심을 갖기 전부터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친환경 에너지의 대안이 될 것임을 예감하고 기술 개발에 몰두했는데,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성공신화는 전동화의 변신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됐다. 실적도 안 좋았다. 지난해 4~12월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순이익은 18% 감소했다. 2년 만에 이익이 쪼그라든 것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부품 공급 업체의 부담 경감을 지원하다 보니 비용이 많이 증가했다.
이에 신임 사토 고지 사장은 차세대 배터리 전기차(BEV)를 중심으로 하는 새 사업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엔지니어 출신 53세로 사상 첫 50대 도요타 수장이 된 그는 "우리가 상속해야 할 것은 지난 13년간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토대를 만들어온 '상품과 지역을 축으로 한 경영'"이라면서도 "차세대 EV를 기점으로 'EV 퍼스트'라는 발상으로 사업의 방식을 크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요타그룹은 2026년까지 신규 전기차 모델 10종을 출시해 연간 150만대의 전기차를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출시하고, 전 세계 판매 대수 연간 35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2021년 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발표에서 도요타는 2035년까지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판매되는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사토 고지 사장은 또 다른 핵심 경영 키워드로 '탄소중립'을 꼽았다. 그는 "2050년을 향해 글로벌 도요타 직원들이 힘을 합쳐 탈탄소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 각 지역 에너지 사정과 다양한 고객 수요를 반영해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수소연료전지차(FCEV)·전기차 등 다양한 전동화 선택지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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